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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글/음악 이야기

[음악] Keaton Henson - Charon (In The Flesh, 2013 theme music) & 조지오웰 소설 1984

by 칼랭2 202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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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목소리를 좋아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Keaton Henson - Charon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 감정을 갈무리하는 '떨리는 음색'에

심장이 조금쯤은 벌렁벌렁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영국드라마(좀비물) In The Flesh

참 독특한, 드라마였다.

좀비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건, 그냥 좀비물이 아니었다. "이건 좀비의 애상이다.", "이건, 이건 마녀사냥의 현대적 변형이자, 냉전시대의 우화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는 말씀.

 

요즘 1984란 소설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왜 그랬는지는, 이제와선 떠오르지 않지만, 요즘 나는 그냥 갑자기 사고 싶은 책을, 서점에 가서 사는 버릇이 생겼고, (응. 알라딘을 애정하지만, 워낙 회사 택배를 많이 받다 보니, 택배 받는 게 귀찮아졌달까, 순간순간, 물건을 띡 던져주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괜히... 인정머리없게 느껴진달까나, 여하간 잘 모르겠는 택배기사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게 문득 싫어져서-라고는 해도, 늘 편의점택배를 이용하는 주제에...) 여하간 그래서, 조지오웰의 1984를 읽는데, 읽으면서 떠올랐는데

 

내가 갑자기 1984를 보지 않기로 했던 어느 시기가 있었다는 거였다. 이유는, "조지오웰이 대단한 반공주의자였다" 뭐 이런 얘기를 들어서였는데 일단은, 나는 '반공'이라는 감정이, 조지오웰이 소설 속에서 그렸던 공산국가가 반자본주의를 '기획'한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는(아니 확실히)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 깊숙히 뿌리내린 어떤 '생각 혹은 감정의 찌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정한 '반공주의'를 접하게 되면, 왠지 채플린을 내쫓았던 '맥카시즘'이 떠올라서 반감이 일었고, 그래서 조지오웰이 동물농장을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선뜻,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그 놈의 '반공'이야기 때문이었을까.

 

 

그런데 또, 하여튼, 누군가가, 아, 맞다 아마 드라마였나보다. 누군가, 어떤 인물인가가 1984의 대사를 언급했고, 그게 인상적이어서, (캐슬이었나) 갑자기 읽고 싶어졌었다. 그래서, 영풍문고 직원을 귀찮게 해가면서까지, 친우들의 귀가길을 늦춰가면서까지 기어이 사들고 와서 읽기 시작한지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아, 내가 왜 책 얘기를 하고 있지?! 여하간 읽고 있는데, 사실 처음엔, 확실히 (영드) Black Mirror가 떠올랐는데 이윽고 (미드) Persons of interest가(1984와 필립 K. 딕의 '마이너리티리포트' 등 여러 소설들에서 아이디어들을 상당히 차용했다.) 그리고는 짐 캐리가 나온 유명한 영화 '트루먼쇼'도 떠올랐지만

 

무엇보다 '이상한 나라의 폴'이 떠올랐다. 소설 속에 '기억구멍'이라는 게 나오는데 폴이 딱부리를 바닥에 치면 나오는 검은 구멍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내가 참 좋아하는 김수영시인의 시 '어느날 고궁을 나오며'가 떠올랐다. 1984 소설 속에 이러한 구절이 있기 때문이었다.

 

"윈스턴은 환멸을 느끼며 그들을 지켜봤다. 그러나 한순간이나마 수백 명의 목구멍에서 쏟아진 함성이 얼마나 가공할 힘을 발했던가! 왜 그들은 중대한 일에는 저와 같이 소리를 못 지르는 것일까?"
p.90-91

 

 

언론 등의 호들갑스러운 찬사가 덕지덕지 붙은 이 책이 그와 같은 '호사'를 누리는 것은 '거의' '자본주의'를 우월하게 여겨왔던 20세기의 '자기만족'이었을 거라고 혼자 '소심하게' 생각해 보지만, 조지오웰이 이 책으로 국내외 많은 작가와 아티스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씀이다.

 

드라마 속 삽입된 음악 얘기로 시작해서, 소설로 끝나는 이 무한한 '산만함'

 

인생이란 게 다 그렇잖아. '구조'속에 가지런히 구획되고 정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따지고 보면 '구조'도 이데올로기이고 우리는 이런 '혼돈'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를 옥죄고 있는 것일 뿐. 알고 보면, 우린 그냥 마음을 들여다 볼 수만 있으면 '성공'한 거라고. 안 그래?! (아래는 내가 읽고 있는 책인데 아랫것은 '양장'이지만 내 것은 아마도 '반양장'도 아닌 듯. 책표지가 아니라 책껍질이라 해도 좋을만큼 부실하여서 결국 비닐책표지로 곱게 싸야 했다고. 아끼는 것도 아니었는 데.) (중요한 것은, 문득문득, 음, "버릴 문장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거. 수려하고 아름답다는 개념이 아니라, "그 생각을 버릴 게 없다."라고 느낀다는 말씀임.)

 

ps. 영국드라마 In The Flesh에 삽입된 Keaton Henson의 노래 Charon을 소개로 시작해 영국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얘기로 끝나는 건, 어쩐지 일관성 있어 보이지 않나? 라고 억지로 꿰어맞춰보는 칼랭이었습니다요...

 

ps2. 이미지 출처는 BBC

 

ps3. 30여분을 구글을 뒤져서 기어이 노래 제목을 찾아낸 나는 역시나 집요해.

 


2014년에 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수정없이 다시 업로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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