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마음글11 [2014.04.02] 그래서 사람들은 차를 산다 6시46분 열차는 흔한 표현으로 콩나물 시루 같다. 자리를 잡고 서는 것조차 전쟁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열차에 실린다. 십 분 뒤에 도착하는 열차는 대낮에 타는 3 호선 열차만큼이나 한산하다. 외려 사람이 많아 더 앉고 싶어질 법한 열차 안에서는 으례 앉을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데 사람 없는 열차에서는 좀처럼 욕망을 억누를 수가 없다. 희망에 속박된다. 가능성이 많다눈 생각에 주위를 더 둘러보게 되며 사람들의 거동을 살피게 된다. 그리고 꼭 피곤한 것은 아닌데도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반드시 앉아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애초에 자리를 잘못 잡아서 동네 사람이라도 앞에 앉혀두게 되고 새로 탄 사람들이 새로 생기는 자리에 덥썩덥썩 앉게 되면 불만과 고통은 평범한 실망의 정도를 넘어서고. 도.. 2022. 6. 5. [2010.04.02] 사치 '사치' 사치 [奢侈] [명사]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쓰거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함 네이버 사전에 있는 뜻풀이다. 그리고 일본말로 '사치'는 幸:행복이다. 이렇게 여러나라(두 나라 뿌니닷!) 말로 '사치'의 뜻을 풀어 놓고 보니 좀 아이러한 느낌. (사치하면 사치해진다는 것인가??) (영어로는 Luxury: 호화로움) 요즘 이 '사치'에 대해 몇 가지 생각했었는데, 사치란 그런 것 같다. 생선 비늘도 벗길 줄 모르는 사람이, 고가의 사시미칼을 갖고 있다거나 할 줄 아는 요리는 '인스턴트 라면 끓이기'밖에 없으면서 독일제 주방용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등 (라면은 양은냄비에 끓여야 제맛이다! 라면의 가치도! 독일제 주방용품의 가치도 모르는 것! 모르면서도 굳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2022. 5. 19. [2018.07.24] 부고 슬프지 않으려고, 당첨도 되지 않은 복권의 당첨금을 상상하며 마당 넓고 예쁘게 지은 전원주택들을 구경했다. 즐길 것도 없고, 즐길 마음도 들지 않아서,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웠다가 ‘벌써 자느냐’는 엄마 말씀에 장난을 치며 앉아 있다가, 일도 할 마음이 들지 않아서 모바일 게임이나 몇 번 하다가 그러다가 망상에나 젖을 념으로 예쁜 집들을 구경한 것이다. 정말, 내가 살 수 있을까 싶게 넓고 아름다운 집들 자동차 두 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고 시스템 에어컨이 방마다 설치되어 있는 3층집들. 마당이 너무 좁다는 둥, 방이 너무 좁다는 둥, 창문이 너무 좁다는 둥, 전망이 별로 좋지 않다는 둥, 이런 저런 핑계로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창을 닫으면서는 오늘 누가 죽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 2022. 5. 19. [2017.09.10] 아파트의 죽음 어제였다. 어디선가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 종종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나기도 하니까, 어디서 쓰레기를 태우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긴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사이렌 소리도 종종 들리는 거니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는 냄새는 더 짙어졌다. 다시 길고 큰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사이렌 소리는 가까운 데서 들리고 있었다. 베란다 창을 내다 보니 내가 살던 아파트 근처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엄마 은행 가는 길에 동행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소방차가 늘어 서 있는 길을 지나왔다. 불이 난 곳은 남창아파트 2층이었다. 주인은 집에 없었는데, 집은 모두 탔다. 불을 끄려다 그랬는지 불이 타오르다 그랬는지 창문이 다 깨져 있어서 불에 탄 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그을음은 위층.. 2022. 5. 19. [2018.03.07] 추억의 뉴욕제과 & ABC상사 ABC 상사가 '고작 빵집인' 뉴욕제과를 갖고 있던 회사였다고, 무시를 하는데 보이는 게 다는 아닐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ABC가 '뉴욕제과 강남점'만 남기고 다른 동네 지점은 버리고 인수를 했다는 점에서, 사실 '빵집을 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어떤 '거점'으로 인수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뉴욕제과는 매장만 규모가 100평 정도였을 거고, 지하에 빵공장이 있었다. 2층인가 3층인가에 직원휴게소가 있었는데 거긴 별로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솔직히 '사무실'이라는 공간은 기억에 없는데 '이사', '상무'라는 직책의 관리인이 있어서 가끔 왔다갔다 했다. 직원의 절반은 실업계 고등학생으로 '실습' 목적으로 와 있는 친구들이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인건비는 거의 들이지 않고, 빵집을 운영했던 셈... 2022. 5. 16. 이전 1 2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