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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법(문학)/이야기 분석

[시나리오 작법] 살인의 추억 - 역트리트먼트

by 칼랭2 202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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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트먼트는 영화 시나리오 작업 전, 소설의 형식으로 전체 내용을 써내려간 것을 말합니다. 주요 대사가 들어가고, 장면의 인상적인 모습이 묘사됩니다. 따라서 아래 역트리트먼트에도 영화의 전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가 직접 쓴 트리트먼트는 비록 '아이디어'에 해당되더라도 '창작물'로서의 가치가 인정될 수 있어, 올릴 수 없을 것입니다. 

 

아래 역트리트먼트는 영화 구조 분석을 위해 과제로 받은 것을 작성한 것입니다. 트리트먼트 작성시 참고하시길 바라며 올립니다.


살인의 추억

 

네 페이지 逆 트리트먼트

칼랭

 

화면 가득 논에 앉아 있는 남자 아이의 얼굴이 보인다. 쏟아지는 햇살아래, 수풀 속에서 맑은 눈빛의 아이는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남자 아이는 벼 위에 앉아 있는 메뚜기를 향해 손을 뻗는다. 메뚜기를 잡자 어렴풋이 들려오는 기계소리. 아이가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 경운기 한 대가 오는 것이 보인다. 점점 커지는 소리와 함께 경운기를 운전하는 노인네와 뒷칸에 올라탄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스포츠머리에 건달 같은 인상을 풍기는 30대 남자. 형사 박두만이다. 경운기에서 내린 또 다른 청년은 아이에게 ‘너 이쪽에 있지 말고 저 쪽으로 가’라고 말하지만 아이는 아랑곳 않는다. 청년은 박두만을 안내하여 길 옆 농수로 배수관 속을 보게 한다.

 

화면 아래로 조용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자막……1986년 10월 23일.

 

배수관 속을 들여다보는 박두만. 배수관 어두운 구멍 속으로 나체의 여자 시신이 누워 있다. 미니 후레쉬를 주머니에서 꺼내 여자의 얼굴을 향해 비춰보는 박두만. 반쯤 눈을 뜬 채 죽은 여자의 눈. 후레쉬는 스타킹 같은 것으로 묶여 있는 여자의 두 손을 비춘다. 시체 주변에는 날파리들이 꼬여 있다. 두만은 아이에게 ‘집에 가라’고 말하고 아이는 두만의 말을 일일이 따라한다. 사건현장 주변에 있던 아이들은 증거물들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 두만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거니까 손대면 안돼’라고 소리치지만 별 소용은 없다. 남자 아이는 배수관 위에 앉아 아이들을 쫓아내려는 두만의 말과 행동을 따라한다. 갸우뚱 서로의 얼굴을 보는 두만과 아이.

 

마을 전경 위로 음악과 함께 타이틀 떠오른다. ‘살인의 추억’

 

두만은 어수선한 형사계 사무실 한복판에서 잡범들을 취조한다.

 

두만은 사건 현장으로 찾아간다. 밭 한복판 깻잎단 쌓아놓은 부근에 모여 있는 사람들. 혼잡스러운 사건현장. 범인의 족적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되지만 멋모르고 달려든 경운기의 바퀴에 훼손되어버린다. 두만은 설영에게서 이향숙을 쫓아다녔다는 백광호의 이야기를 듣고 백광호를 취조하기 시작한다.

 

마른체구의 30대 남자 서태윤, 커다란 가방 하나를 맨 채, 두리번거린다. 한 젊은 여자가 출근 차림으로 걸어가고 있고, 그 뒤로 태윤이 어정쩡한 모습으로 따라가며 길을 묻는다. 태윤은 달아나려다가 논두렁으로 넘어진 여자를 부축하려다 마침 길을 지나가던 두만을 만난다. 두만은 강간범으로 오인, 태윤에게 수갑을 채운다. 차에 탄 태윤과 두만. 둘 다 경찰임을 확인한다. 두만의 차 안에 굴러다니는 더러운 신발. 두만은 광호의 신발로 사건 현장에 족적을 새겨 증거를 조작한다. 광호는 용구의 폭행에 못 이겨 자백을 하게 된다. 산 속에서 광호는 범죄사실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낱낱이 구술한다. 두만은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좋아하고 신문에 낼 사진까지 찍지만 태윤은 광호의 손으로는 매듭을 만들 수 없으리라고 보고 그가 범인이 아님을 직감한다. 영장이 기각되고 반장은 해임된다. 다시 미궁에 빠져버린 수사. 강력반에는 새로운 반장이 들어온다.

 

 

이어 두 번째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반장과 두만, 태윤은 살해당한 여인들의 공통점을 생각해 낸다.(구성점1) ‘미혼이다, 예쁘다, 비 오는 밤에 살해당했다. 빨간 옷을 입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태윤은 실종된 또 여인이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언급한다.

‘이건 단순 실종이 아닙니다. 서류들만 잘 훑어봐도 알 수 있는건데요. 서류는 절대 거짓말 안하거든요.’

실종된 여인은 두만도 잘 알고 있는 독고연순. 전경 이개 부대를 동원해서 결국 그녀의 시신을 발견한다. 부검실에서 사체를 조사하는 형사들.

‘보다시피 이번에도 피해자 물건만 사용했어요.. 살해수법, 뒤처리 방법……자기 노하우가 확실해요. 철저해.’

두만 일행은 광호네 고깃집으로 찾아간다. 두만은 사과의 의미로 운동화를 선물하고, 용구는 광호에게 술을 따라주지만 광호는 운동화를 신은 채 후다닥 나가버린다. 룸싸롱에서, 두만과 태윤은 티격태격하고, 술에 취한 반장은 ‘선제공격’을 하자고 제안한다.

20대 후반의 여자가 빨래를 널다가 빗방울이 떨어지자 빠르게 다시 걷는다. 빗속에서의 시위대. 용구는 시위를 진압하다 여학생을 폭행한다. 그날 함정수사를 한다. 여경 귀옥은 빨강 옷을 입고 빗길을 걷는다. 전경초소에서 잠시 쉬던 귀옥과 태윤. 지나가던 여중생들을 불러 세우고 비를 피하게 해준다. 그녀들에게서 범인이 산다는 변소에 대한 소문을 듣는다.

‘우리학교 운동장에 오래된 변소가 있거든요. 범인이 그 변소 밑에 하루 종일 숨어 있다가 밤만 되면 나와서 여자들 죽이는 거래요.’

태윤은 피식 웃을 뿐이다.

 

빨래를 널던 그 여자가, 전화를 받더니 우산을 가지고 마중을 나간다. 빗길에 노래를 부르고 걷던 여자는 어디선가 자신의 노래를 따라하는 휘파람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끼고 도망치지만……. 레미콘 공장 옆 솔밭 주변에서 발견된 세 번째 희생자 박명자의 시신. 태윤의 노력으로 사건현장을 비교적 잘 보존되지만 비가 온 뒤라 족적을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 증거가 잘 남지 않는 점을 들어, 두만은 흔적을 남길 수 없는 자의 소행이 아닐까 하는 추리를 해 내고 범인이 무음모증일 것이라 추측한다. 반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귀옥은 사건이 일어나는 날마다 라디오에서 같은 음악이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보고한다. 태윤은 귀옥이 내민 서류를 보며 흥미를 보이고 방송국으로 찾아간다. 그러나 이미 엽서는 모두 소각되었고 주소를 알 방도가 없다. 두만은 혼자서 공중목욕탕을 돌며 나름대로 조사를 하지만 소득이 없다.

 

 

답답한 두만, 설영에게 들은 대로 무당까지 찾아가고, 사건현장에서 무당에게서 받은 부적으로 제를 올리다가, 마침 그곳에 온 태윤과 함께 수상한 사람을 발견한다. 박명자의 시체가 발견된 지점에 멈춰서는 괴남자. 바지 속에서 여자 속옷을 꺼내어 놓더니 마스터베이션을 시작한다. 용구가 밟은 나뭇가지 소리를 듣고 줄행랑을 치던 괴남자는 결국 공사장에서 체포된다. 조병선에게도 강제적으로 자백을 받아내려는 두만과 용구 일행. 조병선의 이야기 도중에 여학교 변소 얘기가 등장하자 태윤은 흥미를 보인다. 태윤은 문제의 여학교로 찾아간다. 초소에서 만난 적이 있는 여중생 소현을 만나 소문의 출처를 묻지만 알 수 없다. 태윤은 허리춤을 살짝 긁힌 소현에게 밴드를 붙여준 후 변소로 간다.

양호선생과 마주친 태윤. 그녀에게서 변소에서 여자 울음소리를 들고는 언덕에서 한 여자가 변소를 대려다 보았다는 얘기를 듣고 언덕위의 허름한 집으로 찾아간다. 임신한 듯한 여자가 대청에서 바느질을 하다가 태윤을 보더니 놀라서 방안으로 들어간다. 귀옥의 도움으로 여자의 얘기를 듣게 된다.

‘그 동안 살해당안 여자들, 내가 신문에서 봤는데 그 여자들 살해된 방법이 내가 당한 거랑 똑같았어요.……그 놈 얼굴을 안보려고 억지루 고개를 숙였어요. 얼굴 보면 날 죽일거 같았어요. 그때, 얼굴을 봤으면 날 죽였을거야!……딴 건 잘 기억이 안나는데, 그거 하나는 또렷하게 생각나요. 여자처럼 보드라운 손.’

언덕 위 여자의 증언을 듣고 온 태윤은 조병순의 손을 보고 그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두만은 기껏 어렵게 자백을 받아놓으며 재를 뿌려대는 태윤에게 쌓였던 감정을 쏟아낸다. 두만과 태윤은 거친 몸싸움을 하고, 귀옥은 그들을 조용히 시키며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예의 그 노래를 듣게 한다. 반장은 병력을 요청하지만 이미 수원시 시위진압에 출동된 상태.

다음 날, 다섯 번째 희생자가 발생한다. 부검과정에서, 질에서 복숭아 조각 아홉 개가 검출된다. 두만은 수사수첩에 정리해 두었던 잡범들의 사진과 기록들을 찢어서 휴지통에 버린다. 귀옥은 방송국으로 직접 찾아가 노래를 신청한 사람의 주소와 이름을 확보하고 태윤과 두만은 수사에 착수한다.

 

 

박현규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그는 없다. 깨끗하게 정리된 방 안, 책상 위에 소형 라디오가 놓여 있다.

살인의 추억

 

태윤과 두만은 집주인의 말에 따라 공장으로 찾아가 현규를 잡아온다. 취조실에서, 책상 앞에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박현규, 그 맞은편으로 그를 마주보고 앉은 태윤, 용구 그리고 반장까지. 태윤은 현규에게 손을 보여 달라고 한다. 현규의 손은 가늘고 섬세하고 부드럽다. 현규가 동네에 온 것은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얼마 전인 작년 9월. 게다가 터럭을 밀어버려서 없다는 것까지, 점점 의혹은 증폭된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현규.

‘당신네들 죄없는 사람 잡아다 족치는 거, 동네 애들두 다 알아!…난 안 당해! 난 절대 안 당할 거라구!’

 

용구는 현규를 발로 찬다. 반장은 용구에게 취조실 출입금지명령을 내린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상태. 녹초가 되어버린 태윤과 두만은 목격자가 있어야 한다고 중얼거리다가, 광호가 목격자였다는 사실을 상기해낸다.

 

 

두만과 태윤은 광호네 고깃집으로 찾아간다. TV에서는 저녁뉴스가 나오고 있는데 부천서 성고문 사건, 문귀동 형사 소식이다. 용구는 혼자 술잔을 기울이다가 학생으로 보이는 취객의 말(저런 무식한 새끼. 거시기를 짤라야 돼)에 분노하여 난동을 부리다가 광호가 휘두른 강목에 맞는다. 강목에는 녹슨 못이 박혀 있고, 놀란 광호는 도망을 친다. 두만과 태윤은 광호를 필사적으로 따라가고 참깨밭에서 광호는 전봇대에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짚더미 위에 기대 있는 광호. 두만과 태윤은 타이르듯 광호에게서 목격담을 들려달라고 하고, 광호는 그 날을 천천히 떠올린다.

‘정말 본거야?’

‘번개 꽈광!’

‘얼굴을 봤냐고’

‘세 번 봤어. 번개 꽈왕! 꽈광! 꽈광! 그러면 얼굴도….’

‘그 얼굴 정확히 생각나?’

‘그래! 세 번! 얼굴 세 번 봤다!’

두만은 광호에게 현규의 사진을 들이댄다.

살인의 추억 스틸컷

 

동그란 눈으로 현규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광호. 아무런 표정이 없다.

‘니가 본게, 이 얼굴이야?’

‘사진 잘 봐봐!’

광호는 공포에 가득한 눈빛으로 ‘불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아?’라는 말만 반복한다. 답답한 태윤은 급기야 광호의 뺨을 때리기 까지 한다. 마을길에서부터 달려온 광호의 아버지와 취객 둘이 태윤과 두만에게 달려들고 광호는 그 틈에 빠져나간다. 두만은 간신히 광호를 따라간다. 광호는 철로 위에 서서 호루라기를 불고 두만이 미처 광호를 구해내기 전에 열차는 광호의 생명을 뺏어 달아난다.

 

박현규는 풀려난다. 국과수로부터 정액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는다.(구성점2)  피해자 옷 한구석에 정액방울이 튄 것. 그러나 유전자 검식을 위해서는 미국에 보내서 알아봐야 하고 그러기엔 시일이 걸리는 것이다. 국도변, 차가 고장 났는지 두만이 시동을 걸고 있고 반장, 용구 등이 뒤에서 차를 밀고 있다. 용구는 왠지 안색이 좋지 않고 식은땀을 흘린다. 두만은 용구에게 병원에 가보았냐고 묻지만 용구는 대단치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두만은 병원으로 용구를 데리고 간다. 의사는 용구의 다리를 잘라내야 한다고 하고, 가족이 없는 용구의 수술동의서를 받아든 두만은 찹찹하다.

 

병점 기차역 주변, 상점가. 계속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태윤의 충혈된 눈. 차 속에 앉아 엿보고 있는 태윤의 시선을 따라가면 주점 안에서 술을 먹는 현규의 모습이 보인다. 밀려오는 졸음에 잠시 눈꺼풀이 내려온 태윤. 화들짝 눈을 뜨면, 어느새 술을 먹는 현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당황하여 사방을 둘러보면 길 반대편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에 올라타는 현규의 모습이 보인다. 차에 시동을 걸려는데 걸리지 않는다. 현규를 태운 버스는 태윤의 차 옆으로 지나쳐간다.

 

강력반으로 돌아온 태윤은 자리에서 일어선 채 안절부절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다.

‘반장님 지금 박현규가 두 시간째 집으로 안 들어오고 있답니다.’

 

반장은 그런 태윤을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태윤은 거의 폭발직전의 모습.

 

읍내 약국에서 약사가 건네주는 링겔병을 받아 가방에 챙겨 넣고 약국문을 열고나서는 설영. 설영은 어느 으슥한 길 입구에 들어서자 조금 망설이다가 걷기 시작. 카메라는 설영을 좇는 시선. 순간, 설영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교복입은 여자 아이, 소현이다. 설영과 소현을 두고 갈등하는 카메라의 시선. 어느덧 검은 그림자의 시선이 서서히 소현쪽으로 향한다.

 

 

가뿐한 걸음걸이로 고갯길을 걸어가는 소현. 어둠에 휩싸인 주변은 조용하고, 순간 찰나같은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보는 소현. 순식간에 다가온 검은 손이 소현의 입을 막는다.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고, 등화관제 훈련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손과 발을 한데 묶은 스타킹 부분을 잡고 마치 가방을 어깨에 메듯이 소현을 둘러멘 검은 그림자. 소현의 가방에서 소지품을 꺼내 소현의 눈앞에서 정렬해 놓는다.

다음날, 쏟아지는 빗속에서 여섯 번째 희생자가 발견된다. 감식반들이 소현의 사체 주변을 빽빽이 둘러싸고 감식을 시작하고 있다. ‘가슴에 면도칼로 그은 자상이 전부 십구회. 그리고 음부에 모나미 볼펜하나 포크와 같이 꽂혀 있음.’

한 초짜 순경은 소나무를 붙잡고 힘겹게 구토를 하고 있다. 터벅터벅 사체 쪽으로 다가가는 서태윤, 여섯 번째 희생자가 안면이 있는 소녀임을 알고 아무렇게나 드러나 있는 그녀의 속살을 슬쩍 가려주고 현장을 뜬다. 감식반들 황당하고 어이없어한다.

박현규 집 뒤쪽 기찻길. 태윤은 총을 꺼내 들고 현규를 위협한다.

‘어차피 넌 지금 죽는다. 말해! 소현일 죽였다고 말해!’

‘그래 내가 죽였다. 내가 다 죽였다! 이렇게 말하면 속이 시원하겠지?’

태윤과 현규는 빗속에서 몸싸움을 벌인다.(클라이막스)

 

살인의 추억_스틸컷

 

두만이 미국에서 온 유전자 감식결과에 관한 서류를 들고 나타난다. 서류를 확인해보는 태윤.

‘발견된 정액에서 검출된 유전자 지문 분석 결과, 박현규의 유전자 지문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바. 법의학적 소견으로 보았을 때 박현규를 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두만은 현규의 턱을 붙잡고 얼굴을 똑바로 들여다 본다. ‘내 눈 똑바로 봐!’ 해일은 눈물을 머금은 듯, 공포스러운 듯, 그러면서도 무표정한 얼굴이다. 태윤은 더욱더 현규를 죽이려 들고 두만은 태윤을 말린다. 그때 기차가 다가오고 두만은 순간적으로 현규를 레일 저쪽 편으로 힘껏 밀쳐버린다. 기차가 지나가자 사라진 현규. 그는 터널 안쪽으로 비틀비틀 걸어간다. 태윤은 현규를 향해 총을 난사하고 총알은 터널 내벽에 맞아 불꽃을 낸다. 쓰러졌던 현규는 다치지 않았는지 다시 비틀비틀 일어나 걸어간다.

 

2003년. 박두만의 단란한 가족이 아침식사를 한다. 정수기(?)가 실린 승합차에 앉아 전화통화를 하는 두만. 운전하던 철용에게 차를 세우게 한 뒤, 첫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에 가서 배수관 속을 들여다본다. 그런 두만을 보던 여자애가 ‘어제두 여기서 어떤 아저씨가 이 구멍 속을 한참 보구 있었’다며 ‘슬쩍 웃으면서 옛날에 자기가 한 일이 생각나서 봤다’고 그랬다는 말을 전한다.

‘그 아저씨 얼굴 어떻게 생겼니?’

‘그냥 뭐 보통 얼굴인데, 그냥 평범해요.’

두만은 회한에 가득 찬 표정.

 

살인의 추억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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