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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법(문학)/시나리오 작법

네 페이지 트리트먼트에 대하여

by 칼랭2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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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페이지 트리트먼트란, 이야기를 결말ㆍ시작ㆍ두 개의 구성점plot point으로 나누어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간결하고 압축적인 행동의 극적 줄거리, 즉 전개과정을 따를 수 있도록 돕는다. 네 페이지 트리트먼트를 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처음에 해야 할 것은 극적 줄거리로 주제를 구성하는 일이다. 여기서, 네러티브narative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이야기는 시작부터 결말까지의 방향 감각, 움직임, 이동 경로를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트리트먼트를 쓰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것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이야기를 명확하게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트리트먼트를 쓰지 않고 시작하면, 이야기의 흐름이 애초에 작가가 의도했던 방향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물론 시나리오로 완성된 후에도 어느 정도는 수정될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이야기의 방향이 중구난방으로 펼쳐진다면 독자(혹은 관객)은 그 이야기의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독자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할 수 없게 되며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네 페이지 트리트먼트라는 용어를 처음 접한 나는 두 권의 교재를 읽고, 많은 영화들이 채용하는 일관적이며 대중적인 구조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것은 독자를 끌어들이기에, 그러니까 독자를 유혹하기에 적합한 구조로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코스 요리에 순서가 정해져 있듯이 생체리듬에 맞는 어느 정도는 적합한 순서와 구조가 있다고 믿는다. 이 책들에서 소개된 구조는 대중에게 가장 가까운 형태일 것이다.

 

네 페이지 트리트먼트를 이해하는 것은 극의 구조를 이해한다는 것이고 극의 구조를 이해하기 용이하도록 상정된 은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주제의식을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주제의식을 향해 나아간다. 70페이지의 소설이 담고 있는 인물과 소재, 사건들은 한 가지만이 아니지만 그 모든 것들은 하나의 중심을 향해 팔을 뻗고 있다. 사실 작가는 인물이나 소재, 사건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단 한 줄 정도일 뿐인 주제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결하지만, 그것을 이끌어내기까지 그가 선택해야만 하는 것은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간단하지 않을수록 좋다. 그것이 복잡하게 얽혀있을수록 독자는 즐거워한다. 그러나 간단하게 쓸 수 없을 때, 그러니까 이야기가 복잡해질 때 작가는 주제를 놓쳐버릴 수 있다. ‘네 페이지 트리트먼트 혹은 구조에 대한 틀은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돕는다.

 

그것은 작가로 하여금 본래의 의도를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 그것은 중요한 문제이며 중요한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이 책을 쓴 작자조차 고통의 과정이라고 했을까.

 

200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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