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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꽃

[들꽃] 지천에 하얀 별, 미국 쑥부쟁이(Aster pilosus)(8~10월 개화)

by 칼랭2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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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쑥부쟁이

 

멀리서 보면 안개꽃처럼 무성한 작은 잎들 사이에 하얗게 빛나는 꽃들이 있어요. 무성했던 고들빼기, 애기똥풀이 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가을의 찬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작고 예쁜 얼굴을 갸웃거리는데요. 이 꽃이 뭘까?

 

 

 

 

 

구절초라기엔 너무 작고, 개망초라기엔 꽃잎이 조금 더 넓고. 도대체 뭘까? 궁금하여 찾아봤는데요. 

 

바로 바로 바로, 미국 쑥부쟁이입니다.

 

 

 

 

미국 쑥부쟁이는 북미 원산으로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미국 쑥부쟁이

 

 

꽃 가까이에 난 잎은 짧고 뾰족한 바늘 모양이고 줄기잎은 선형, 선상 피침형으로 길이가 3~7cm 정도 됩니다.

 

 

 

 

뿌리잎은 주걱 모양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 줄기잎이 보이는데, 가장자리에 바늘처럼 튀어나온 톱니 부분이 있습니다. 뿌리잎에도 이와 비슷한 모양의 톱니가 있습니다.

 

 

 

 

 

뿌리잎의 '주걱' 같은 모양새는 아래 사진을 참고하세요.

 

 

 

 

꽃은 8월에서 10월 사이에 핍니다. 

 

저희 동네(수원)의 경우, 기세 좋던 노란 꽃들이 진 자리에 미국 쑥부쟁이가 그대로 차지하고 들어선 건 9월 정도였습니다.

 

 

 

 

 

줄기와 가지 끝에 흰색 머리모양 꽃이 많이 달리는데요.

 

 

원추화서

 

 

이렇게 꽃이 달리는 모양을 '원추화서'라 합니다.

 

모인꽃싸개(총포)는 뾰족한 녹색 조각이 세 줄로 붙습니다.

 

 

 

 

 

열매는 수과이며 우산털은 흰색입니다.

 

 

 

 

 

줄기는 밑으로 갈수록 목질이 되는데요. 위 사진을 보면 성장할수록 목질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생태계 교란 식물

덤불처럼 무성하게 자라서, 참 예쁜데 말이죠. 이 예쁜 것이 '생태계 교란 생물'이라고 합니다. 2009년에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되었다고 하는데요. 환경에 대한 내성이 강하고, 번식력이 뛰어나 기존에 터를 잡고 살던 식물들을 몰아내고 단일 군락을 형성하여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생태계 교란종'이 남기고 있는 큰 문제점입니다.

 

수원천 담벼락에 미국 쑥부쟁이만 무성하게 피어 있는 것이 그저 예뻐 보이기만 했는데요. 거기서 피어났어야 했던 꽃들이, 미국 쑥부쟁이에게 밀려 피어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는 거니까, 마냥 예뻐하기만 하긴 어렵겠더라고요. 결국은 사실, 뽑아 버려야 하는 식물인 셈이죠. 노란 꽃도, 흰 꽃도, 붉은 꽃도 보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독식하는 힘 좋은 놈들의 힘을 누르고, 그들의 자리를 빼앗아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줄기가 목질이라, 제거가 쉽지 않은 꽃입니다.

(기관지에 좋다고 하니, 먹어 치우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한데요. ㅎㅎㅎ)

 

씨앗을 팔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잡초'로 인식되고 '밭'을 망치고 있다면 확실하게 제거를 해야 하는데요. 

개체당 3~4만개의 종자를 만들어내고, 이 종자가 겨울에 땅에서 월동까지 한다고 하니 개체 주변 5미터까지 살펴 본 뒤 뿌리째 제거하고, 싹이 나는 즉시 뽑아 버려야 합니다.

 

 

 


 

▣ 개망초와 미국 쑥부쟁이 구별

 

 

꽃 모양이 개망초와 흡사하여 헷갈리는 분도 계실텐데요. 

꽃 모양은 분명히 다릅니다. 하지만 계란처럼 안쪽은 노랗고 바깥쪽은 하얀색이라서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하지만 사실 예쁘기로 치면, 미국쑥부쟁이가 더 예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ㅎㅎ 둘 다 미국산이네요.

 

 

 

 

 

두 꽃의 또 다른 점은 꽃이 피는 모양새입니다.

개망초는 산방형으로 꽃이 피고, 미국쑥부쟁이는 원추형으로 핍니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개망초는 몇 개의 개체가 뻣뻣하게 피어 있는데 반해, 번식이 좋은 미국쑥부쟁이는 무성하게 피어 있습니다.

 

 

▣ 맺음말

한 개체에 3~4만개의 종자를 퍼트린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네요. 그 얘긴, 내년 가을에도 수원천에는 이 꽃만 무성하겠네요. 얼마전에 보니까 수원천의 모든 잡초들을 베어냈더라고요. 사실 꽃을 볼 수 없어서 굉장히 서운했는데요. 좋은 식물도 있겠지만, 나쁜 식물도 있고 그리고 괜한 식물들 때문에 번식하는 위해한 곤충도 있어서 그리 했겠지 싶어, 한 편으로는 잘 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년에는요. 더 많은, 더 양한 꽃들이 수원천에 만발하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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