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광교산에서 텃밭을 빌려 소박하게나마 농사를 지었는데요. 저희가 빌린 텃밭 주면에, 이 질경이가 정말 많이 났습니다. 그래서 꽃이 피기 전에 질경이 잎을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가 간장 양념을 넣어 나물로 볶아 먹었는데요.
쫄깃한 식감에 꼬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더라고요. 이렇게 한 번 먹고 나서야, 이 '질경이'가 제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
질기게 살아 남는다고 해서, 이름이 질경이? 아니고요. 길에서 사는 풀이라는 뜻의 '길경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마차가 지나다니는 길에서 자라는 풀이라고 해서 '차전초(車前草)'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민가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었고요. 그래서 옛날에는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이 풀만 따라가면 민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질경이는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풀이고요.
도시에서도 인도의 보도블록 틈 위로도 솟고, 도로 옆에 떡하니 피어 있기도 합니다.
여러해살이풀로 땅속줄기로 벋으며 무리를 짓습니다.
뿌리에서 바로 잎과 꽃대가 나옵니다.
키는 10~50cm 정도라고 하는데요.
저는 주로 20cm 안팎으로 자란 것들만 본 것 같아요.
잎자루의 길이는 대개 비슷하고 잎몸은 타원형이며 잎의 표면에는 깊게 조개 껍데기 모양의 나란히맥이 지나갑니다.
6월에서 8월 사이에 꽃이 피는데요. 흰색으로 피고, 아주 작은 꽃이 줄기 아래쪽부터 여러 개 달리며 핍니다.
열매는 10월에 맺습니다.
번식력이 아주 좋기 때문에 씨앗을 받아 많이 뿌려 심기 보다는 약간만 심는 것이 좋습니다.
몇 포기만 심어도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입니다.
생명력이 강한 질경이라고 해도, 대기오염이 너무 심한 곳에서는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길을 가다 질경이를 만난다면, '그래도 다행이다.' 안도하시면 될 것 같네요. :)
'꽃과 나무 > 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소곳이 고개 숙인, 겸양의 제비꽃(4~5월 개화) (1) | 2024.04.15 |
---|---|
냉이 꽃이 피었습니다. (3~4월 개화) (1) | 2024.04.14 |
[양치식물] 쇠뜨기, 만병통치약일까? 독약일까? (1) | 2024.04.05 |
[들꽃] 지천에 하얀 별, 미국 쑥부쟁이(Aster pilosus)(8~10월 개화) (0) | 2023.11.14 |
[들꽃] 감자꽃인 줄 알았는데 '도깨비가지(Carolina horsenettle)'?(6월~10월 개화) (0) | 2023.1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