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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꽃

[양치식물] 쇠뜨기, 만병통치약일까? 독약일까?

by 칼랭2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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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니까, 다시 요상한 모양의 식물이 뾰죽이 고개를 드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식물은 '쇠뜨기'입니다. 

 

 

쇠뜨기 2024.04.04 수원천

 

 

쌀쌀한 기운이 좀 지나가면 인도의 구석 쪽이나 개천변에 버섯 같기도 하고, 방망이 같기도 한 풀이 뾰족뾰족 솟아나기 시작하는데요. 이 풀이 바로 '쇠뜨기'입니다.

 

 

▣ 이름이 왜 쇠뜨기?

소가 즐겨 먹는 풀이라고 하여 '쇠뜨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영어로는 Common horsetail, Field horsetail이라고 부릅니다. '말꼬리'라는 뜻입니다. 정말 동물의 꼬리 모양 같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에서는  '뱀밥'이라고 불렀는데요, 뱀 머리 모양이라 붙은 이름이라네요. 뱀에 붙은 밥풀 같아서 그렇게 불렀을 것 같기도 합니다. '즌솔'이란 이름으로도 불렸는데요. 솔방울 모양이라 붙은 이름 같아요. 쇠뜨기는 양치식물이어서 '물'이 많은 땅을 좋아하거든요. 진 땅에 자라는 솔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거북이 등껍질 모양(왼쪽 상단)의 포자엽

 

▣ 꽃을 피우지 않는 양치식물

꽃을 피우는 식물은 벌이나 나비의 도움을 받아 번식을 합니다. 벌이 존재해야만 다음 세대로 종을 보존시킬 수 있는 건데요. 쇠뜨기는 벌이 없던 시절부터 살았던 '양치식물'에 속하는 풀입니다. 양치식물은 공룡보다 먼저 존재(고생대 데본기부터 존재)했고, 공룡보다 오래 살아남았죠. 이들은 자손을 낳기 위해 '포자'를 이용하는데요. 보통은 잎 뒤쪽에 포자낭을 형성하고, 여기에 담긴 포자를 뿌리는 방식으로 번식을 합니다.

 

쇠뜨기는 이른 봄에 솟아 오르는 '생식경' 끝에 포자낭 이삭을 만들어 번식에 대비합니다. 생식줄기 끝의 '말 꼬리 모양', '뱀 머리 모양', '솔방울 모양'의 생식경을 '꽃'으로 보는데요. 거북이 등껍질 모양이 되었다가 포자를 날려야 할 때에는 아래 활짝 편 생식경처럼 신축운동을 하는데 이 때의 모습이 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젖은 땅에 떨어진 포자는 따뜻한 온도가 되었을 때 '전엽체'를 형성하고, 이 전엽체에서 암수 생식세포가 성장하여 어린 양치식물로 자라나게 됩니다.

 

가장 먼저 '생식경'이 솟아나고 포자를 날려 번식을 하고 생식경이 시들고 나면 '영양줄기'가 돋아납니다.

 

 

 

 

▣ 쇠뜨기의 생김새

이른 봄에 나오는 '생식경'은 긴 타원 모양입니다. 마디에는 비늘 같은 잎이 돌려나기로 나며 가지는 없습니다.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포자엽 아래 '포자낭'이 있는데요. 여기에 포자가 들어 있습니다. 포자를 둘러 싸는 '탄사'가 네 개 있는데 이것이 늘었다 줄었다 운동을 하며 '포자'를 날리는 역할을 합니다. 4월부터 5월 사이에 포자기를 갖습니다.

 

포자를 뿌린 뒤, 생식경은 시들고 그 자리에 영양줄기가 납니다. 영양줄기는 전체가 마디 줄기로, 줄기 속은 비어 있습니다. 마디줄기에서 침 모양의 뾰족한 잎이 솟아나는데요. 위 사진을 보면 마디마다에 빙 둘러 난 뾰족한 잎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만병통치약? vs 독초?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온 땅이 폐허로 뒤바뀌었을 때 , 가장 먼저 싹을 틔운 풀이 '쇠뜨기'였다고 합니다. 수만 년 동안의 기후 변화에도 사라지지 않고, 꿋꿋이 살아남았고 '방사능'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쇠뜨기'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일본에서 한 때, '신드롬'을 낳기도 했습니다. 그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도 쇠뜨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적이 있었죠. 한방에서도 예로부터 쇠뜨기의 전초를 '문형(門荊)'이라 하여 약용해 왔기에 '몸에 좋은 나물 먹듯' 대충 캐 먹으면 되겠지 하고 많은 사람들이 쇠뜨기를 캐러다녔다고 하는데요. 

 

말린 쇠뜨기를 달여 토혈, 월경 과다와 같은 각종 출혈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였고, 민간요법에서는 피를 너무 많이 흘리게 되었을 때 지혈제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쇠뜨기에는 지혈을 돕는 펙트산(pectic acid)와 갈산(gallic acid)이 함유되어 있는데요. 펙트산은 잘 익은 과일에만 있는, '잼'이나 '젤리'를 만들게 해주는 불용성 투명 젤라틴 산입니다. 갈산은 사진 현상액, 청색 잉크 제조와 '지혈제'에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쇠뜨기 신드롬'은 쇠뜨기에 함유된 '규산 성분'이  뼈를 만들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효과를 가진데다 신장염과 항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게 되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쇠뜨기를 다량 섭취하게 되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급격히 혈압이 떨어질 우려가 있고, 규산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소화기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티아미나아제(thiaminase)를 함유하고 있어, 장기간에 걸쳐 다량 섭취하면 비타민 B1 결핍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게 되면 '각기병'에 걸릴 수 있는데요. 각기병은 손발저림, 근육약화, 단기 기억력 상실 등을 일으키며 심하면 사지마비, 호흡곤란으로 인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게 하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보건복지부'에서 경고하여, 우리나라에서의 '쇠뜨기 신드롬'이 잠잠해졌다고 하죠.

 

쇠뜨기에 좋은 성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 빼내어 적절한 양을 '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롭겠지만,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함부로 채취하여 먹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아시죠?

 

*쇠뜨기 다량 섭취 시 부작용 : 소변 증가, 혈뇨, 소화기 장애 등

 

 

쇠뜨기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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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식

포자낭에 있는 포자를 뿌려 스스로 종 번식을 하기도 하지만 포기 나누기로 번식을 시킬 수도 있습니다.

 

 

 

 

▣ 글을 마치며

언제부터인가 '개나리'보다는 길가에 '쇠뜨기' 생식경이 보이는지에 따라 '봄'인지를 가늠하게 되더라고요. 추위가 가시는 듯 싶어 외출을 하면, 길을 걷다 문득문득 이 뾰족한 풀이 보이는데요. 그 모양이 손을 번쩍 들어 '저요! 제가 봄이예요!'하고 외치는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저도 봄이예요!"

외칠 수 있는, 따뜻한 계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본 콘텐츠 내용(글, 이미지)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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