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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글/에세이

[2010.04.02] 사치

by 칼랭2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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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

사치 [奢侈] [명사]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쓰거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함

 

네이버 사전에 있는 뜻풀이다. 그리고 일본말로 '사치'는 幸:행복이다. 이렇게 여러나라(두 나라 뿌니닷!) 말로 '사치'의 뜻을 풀어 놓고 보니 좀 아이러한 느낌. (사치하면 사치해진다는 것인가??) (영어로는 Luxury: 호화로움)

요즘 이 '사치'에 대해 몇 가지 생각했었는데, 사치란 그런 것 같다. 생선 비늘도 벗길 줄 모르는 사람이, 고가의 사시미칼을 갖고 있다거나 할 줄 아는 요리는 '인스턴트 라면 끓이기'밖에 없으면서 독일제 주방용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등 (라면은 양은냄비에 끓여야 제맛이다! 라면의 가치도! 독일제 주방용품의 가치도 모르는 것! 모르면서도 굳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사치다!) 자기 능력과 비례하지 않는, 한 마디로 쓸 줄도 모르는 도구 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치 같다.

그러니까 사치란 건, 돈을 많이 쓰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란 거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비싼 미술용품을 산다고, 우리가 그들을 비난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어떤 것을 소비할 때, 우리의 전체 경제규모 때문에, 그 소비를 비난받아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제규모와 상관없이, 사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소유물의 아름다움의 가치, 기능적 가치를 충분히 알지 못하면서 그것을 소유하려하거나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은, 사치다. 단지 유명해서이거나, 유행해서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다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소유한다면, 자신의 경제규모와 무관하게 사치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무엇을 사치하고 있으며 또 무엇을 사치하고 싶어하는지를, 생각해 본다. 문득 우리에게 '사치'는 생활화가 되어 가고 있다. 거의 대개가 사치에 가깝거나 확실히 사치다.

사치를 조장하는 '광고'가, 우리를 사치스럽게 만들고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회, 자기주관을 명멸시켜가는 세계가 우리를 사치하게 만든다. 어쩌면, 사치에 대한 자각이 없이는 아무리 저렴한 물건이라도, 아무리 저렴한 유무형의 상품이라도 사치할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다.

 

2010/04/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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