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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글/에세이

[2013.04.16] 아름다움의 기준

by 칼랭2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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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의 문제:

머리를 했다;
 말은 미용실이란 곳에 가서 환경에 해악한 화학물질을 뒤집어 썼다가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심지어 깔깔 웃어가며  더러운 물질들을 하수에 흘려 보냈다는 얘기다

이유는 특별히 없었던 것이지만가장 중대한 이유는 머리카락 따위에 시간을 빼앗기기 싫었던 것이고 다음 이유는... 미스틱89 레이블콘에   조금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따라서 따지고 보면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은 있었던 것이지만 유다가 예수를 부정하듯   이러한  본성과 본능을 부정했다어리석기 짝이 없다아름다움이 무슨 죄악도 아니고그것을 부정하면 무슨 대단한 작가나 사상가라도아니 무슨 뽀대나는 개성인(?) 되는 것도 아닌데일단은 그런  없다고 부정해 버렸다가 나중에 거울을 보며 추악한 웃음을 짓거나다른 사람의 미용 기술을 비난할 뿐이다. but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

처음 단발그러니까 지금  머리 형태를 만들어주었던 미용실에 갔다가 왔을 나는  머리가 몹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사람들이 중학생 머리같다고그래서 어려 보인다고 하면... 분명 이건 위로의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는  가겠다고 씩씩 거렸는데... 돌이켜 보면 그렇게까지 이상한 머리는 아니었으며 기뻐할 만한 구석도 분명히 있었다.


다시  머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으니 그러나 무슨 놈의 자존심인지  미용실 원장님과 싸운 것도 아닌데 괜히 가기가 싫어져서 벌써 일년 넘게 갈등을 하다가 정말이지 그렇듯이   먹고 그토록 가기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미용실에 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성격 좋아보이고 심지어 예술가기질마저 있는 그녀가   머리는 생각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집에 와서 보니그녀가 애정하는 언발란스한 머리길이를 나의 머리에 살짝쿵 시도를 하여 좌우가 비대칭이었다그녀는 헤어질 커트선을 잘못짤랐다고 이실직고하였으나 어리석은 나는커트가  뛰어나다는 뭔가 근거 희박한 말을 던져 놓고 욌던 것이니,   언어의 지극한 우연성에 스스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 속으로 욕하고 있다 #%^*$£¥)

여하간 그러하였는데...
 이상하게 비대칭인 머리가 나름 마음에 들기도 했고 지난  머리보다 훨씬 자연스럽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은 역시나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일전에  머리를 클레오파트라로 만들어서 심려를 끼쳤던현금만 받던 미용실 원장님을  일주일간 미친듯이 증오하다가... 갑자기 무슨 신의 깨달음이라도 내린 것처럼 평정을 되찾은 적이 있었다...
결국내가 책에서나비평시간예술 미학시간에 고개를 끄덕였던  '  없는 미의 기준'이란 것에 대한대단한 각인혹은 깨달음같은 것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머리를 끝내고 만족한  웃었던 그녀의 웃음은 결코가식이 아니었을 거다그녀의 머리스타일을 보고 단박에 그녀의 취향을 알아채지 못하였던 박약한 통찰력이 문제였다면 모를까시간을 들여 열심히 머리를 지져댔을 그녀의 수고로움을 비난할 자격같은 것은 나에겐 없었던 것이 아닌가나는 그런 생각이 들자 그녀가 완전히 용서가 됐다아니용서할 일조차도 아니었다.
우린 그저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랐을 뿐이다.

배수아의 소설에도 언급이 되지만은,
대화란 것은 일종의 도전이러고 한다,
가라타니 고진은 '목숨을  도전'이라고까지 말했다.
상대와 나란 존재는 너무나도지독히도 다르기 때문이다.
(
물론 그의 타자규정이란 것은우선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타자가 아니라고 한다는 점을 알아두길 바란다같은 생각을 하는 자들간의 대화는 독백이라 했다)

우리의 생각이 이토록 다른데 어떻게 아름다움의 기준이란  같을 수가 있을까,
미디어가혹은 성형외과의 광고포스터가 끔찍한 목소리를 동원해 아름다움의 사지선다를 들이대도
우리가 실상 좇고 있는 아름다움들이란 것은 저마다 다르고 너무도 다르며따라서 누군가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눈치채 못할까봐심지어 자신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누구의 마음에 들만큼 내가 아름답지 못할까봐 몹시 두려워 그토록 발을 동동 구르며때때로 고난을 자처하는 것일 .

결국누구보다 아름답다거나
대체로 아름답다거나
보편적으로혹은 절대적으로 아름답다고 하는 믿음따위는 정말이지 개나  버릴 일이다.
 따위 것은사실 
 하나의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속설이거나 헛된 가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우리는 모두
결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하나의 누구를 위해서
이토록 아름다움이니소통이니영혼의 반쪽이니 하는 것에
목을 메고   쓸데 없이 상처를 받는 것이다.


결국 ,
 부질없는 하나 탓이란 말이다.

환상이라도 없다면,
꿈이라도,
희망과 기대만이라도 없다면,

 욕망의 그릇이 작기라도 하다면....

그러나 이미 늦었다....

 

201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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