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텍스트 읽기(책)/소설 읽기

[단편소설읽기] 변신(프란츠 카프카) - 리뷰 및 결말 다시 쓰기

by 칼랭2 2023. 3. 28.
반응형

 

변신 / 프란츠 카프카

 

줄거리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몸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외무 사원이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그는 무엇보다도 출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걱정이다. 그가 그러한 이유로 무단결근을 하게 되자 지배인이 찾아와 해고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그는 지배인의 말을 듣기 위해 벽에 귀를 대기도 하고 거실로 나오기까지 한다. 그러나 지배인은 벌레가 된 그를 보자 놀라서 황급히 자리를 뜬다. 그는 지배인을 설득시킬 목적으로 지배인이 있는 현관 난간 쪽으로 가려다가 다리를 다친다. 그 후, 여동생 그레테만이 그의 방을 오가며 식사를 가져다준다. 어머니는 결국 그의 모습을 보게 되어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 또한 그의 모습을 보고 놀라 사과를 던지고 그로 인해 심한 상처를 입게 된다. 생계를 걱정한 가족들은 일자리를 찾고 하숙인을 받아들인다. 어머니는 바느질을, 아버지는 은행의 급사로, 여동생은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다. 해고된 하녀 대신 파출부를 고용한다. 그러나 하숙인들을 위해 그레테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동생의 연주를 듣기 위해 나온 그레고르의 형상을 보고 하숙인들은 돈 한 푼 내지 않고 집을 떠나겠다고 협박한다. 그레테는, 벌레는 오빠가 아닐 것이라며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그레고르의 방문을 잠가버리고 그레고르는 방으로 돌아와 죽음을 맞이한다. 파출부는 그레고르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시체를 확인한다. 아버지는 하숙인들을 쫓아내고 그레고르의 시체을 치웠다는 파출부를 해고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 명의 가족은 오랜만에 산책을 간다.

 


감상

‘인생은 연극이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모두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연기자다. 그들은 스스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다고 믿지만 순간순간 상황에 맞게 얼굴을 바꾸며 산다. 그러나 대체로 일관성 있는 모습이며 큰 변화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변신은 일관성이 사라진, 전혀 다른 개체로 재탄생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삶 속에서 다른 얼굴들을 가질 때, 그 얼굴에는 그 자신의 욕망이 내재해 있다. 변신은 유용한 자신, 실제적 자신을 버리고 더 구체화된 욕망이 표현된 모습의 가상인물로 자신을 변형시키는 것이다. 이 소설 속에서, 그레고르 잠자는 실질적인 모습조차도 ‘벌레’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전체를 ‘상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징적인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부분적인 것에 대해서는 핵심어를 다룰 때 언급하려고 한다.

프란츠 카프카 '변신'

일상적 삶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욕구가 몸을 벌레로 바뀌게 만든다. 벌레가 되어서도 여전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까, 두려워한다. 그는 벌레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벌레의 삶은 인간 속에서 어우러질 수 없는 것이고 모두의 외면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라는 공동체에서 ‘소외’는 한 인간을 정신적인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 고독이 맛있을 수 있는 것은, 이 세계 속에서 나 외의 사람이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인디언은 사방이 막힌 곳에 가두면 죽어버린다고 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오직 자신만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죽게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고독은 사약이고, 단두대이고, 목줄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진부하면서도 슬픈 표어처럼 사람들과 살면서도 사람이 가장 외로운 시대에, 그는 이방인으로 살려다가 현실로부터 완전하게 이탈해버리고야 만다. 그들은 결근계를 쓰고 오래 가지 못했던 소풍을 간다. 처음 읽었을 때에, 그것은 너무나 매정한 행위였지만 다시 읽었을 때 그것은 하나의 의식이었다. 그레고르 잠자의 죽음 앞에서, 그들은 그들의 목을 죄어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던 것이다.

 

 

핵심어

일: “벌레로 변하기 전까지의 그레고르 잠자”의 정체성을 형성해주는 것이었다. 노동은 단순히 ‘생계’에만 중요한 요건인 것이 아니라 ‘사회성’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노동을 하는 그레고르 잠자는 엄연히 사회에 소속된 인물이었으나 노동을 할 수 없게 된 그레고르 잠자는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유리되어 버린다.

 

제복: 군대사회는 기계에 있는 부품들처럼 공석이 없이 모든 자리가 채워져 있다. 그들은 어찌되었든 그들의 일을 수행한다. 그들은 모두 소속되어 있다. 군대는 이방인을 용납하지 않는다. 누군가 더 일을 하지도 덜 일을 하지도 않는다. 그레고르 잠자는 제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본다. 그의 일탈하고자 하는 욕구는, 역설적으로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이다.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생활하지 않는 삶은 인간에게 불가능하다. 그는 소속되고 싶었기 때문에 벽에 귀를 대고 가족들의 말을 엿들었으며 힘겹게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고자 했던 것이다. 그는 어깨의 짐이 고통스러웠고 그 고통이 자신의 모습을 벌레로 변형시켜 놓았지만 그 모든 변화를 가족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결국은 아무도 그의 ‘동물의 소리’같은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가구: 여동생 그레타는 그레고르의 방에 있던 가구들을 옆방으로 옮기고 그곳에 잡동사니들을 들여 놓는다. 가구는 사람들의 물건이다. 그레타의 그런 행동은 앞부분에서의 그레타의 행동과는 다르며, 그런 변화는 그레고르를 벌레로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구가 옮겨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레고르는 죽어버린다. 다만 가구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가족들이 그레고르를 완전한 ‘타자’로만 인정해 버리고 자신들의 삶 속에서 완전히 ‘배제’하였기 때문에 그는 상징적으로 이미 죽은 것이며 그것을 실제화시킨 것이 그의 시체인 것이다.

 

 

 

변신: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친절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은 미소를 짓고 위로받고 싶은 사라들은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레고르가 어느날 갑자기 벌레가 되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에 파묻혀 살던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사람들에게 벌레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게 아닐까.

 

벌레: 벌레는 사람들이 보잘 것 없는 것이고 해로운 것이고 더러운 것이어서 징그러워하고 피하는 것이다. 벌레에게는 현대사회적 가치가 결여되어 있다. 그런점에서 그레고르는 벌레가 되고 싶어 했지만, 소외현상을 표현해주기에 가장 적절한 상징성을 가진 존재이기도 했다. 소외되고 있다는 인식에 자신의 생각을 동일시하고, 정말 벌레가 되었을 때, 오직 일에만 파묻혀 살던 그레고르 그 자신은 여동생을 사랑했지만 여동생은 쓸모없어진 그레고르를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 그는 불편한 몸으로도 끊임없이 가족들의 말을 듣기를 원한다. 그는 자신의 몸이 벽을 탈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벽으로 상징되는 ‘가족들의 공간’과 ‘나의 공간’의 분리. 그가 사회 속에서 고립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문을 여는 순간, 혹은 문이 열리고 그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들은 모두 기겁을 하고 심지어 도망을 가기도 하고 쓰러지거나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그는 사회에서 ‘불편한 존재’이다. 그는 일 하지 않는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질성이 그를 벽 안에 가두게 만들고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다리: 소설 속에서 그레고르 잠자는 다리가 많은 벌레로 설정된다. 벌레로 변하기 전에 그는 여행을 많이 다니던 사람이었다. 다리가 많다는 것과 여행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또, 일을 많이 했다는 것도 다리가 많은 것과 연관된다. 사람이라면 팔 하나나 다리 하나만 움직이면 될 것을 그는 다리가 많아서 더 분주해진다. 숙명적으로, 벌레로 변한 이후에도 그는 ‘바쁘다.’

 

병원: 길 건너의 병원이 보이지 않는다. 병원은 이미 그레고르의 방이다. 단 한 번 등장하는 단어이지만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경증적 사회. 병원은 그레고르의 징후적 변모를 설명해주는 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주인물

그레고르 잠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레고르는 ‘아니요’라고 소리치다가 깜짝 놀랐다. 그 소리는 분명히 자신의 목소리였는데, 거기엔 저음의 어떤 억제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찍찍하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그 찍찍거리는 소리는 명료하게 단어를 전달해주는 것도 아니어서 상대방이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레고르는 말을 하는 것이 무서워졌다.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가족들이 자신의 변화를 눈치 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레고르는 문에 바짝 대고 있던 머리를 돌려 방의 구석을 향했다. 다리들이 윙윙 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움직였고 다리가 하나일 때보다 빠르게 목적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레타

그레타는 이제 겨우 열일곱 살밖에 안 된 어린애로 지금까지 즐겨하던 생활 방식이란 옷이나 잘입고, 늦잠 자고, 집안일을 도와주고, 몇 가지 간단한 유흥에나 끼고 바이올린을 켠다든지 하는 일이었다. 돈벌이의 필요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항상 그레고르는 문에서 몸을 떼고 문가에 있는 차가운 가죽 소파에 몸을 던지곤 했다. 그토록 부끄러움과 슬픔으로 달아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레타는 그레고르가 자신의 방안에서 소파의 가죽을 긁는 소리를 들으며 펜대를 움직였다. 소리는 몇 시간째 계속되었고 그레타는 저 방의 소파를 치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아버지

그는 금단추가 달린 푸른 제복을 입고, 상의의 높고 빳빳한 칼라 위를 살짝 가린 이중 턱을 출렁거리며 그레고르에게로 다가왔다. 숱이 많은 눈썹 아래에 검은 눈이 생생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반듯하게 가리마를 내어 곱게 빗어 내린 흰머리에서는 광택이 났다. 제복의 두 개의 단추 사이에 끼워 넣었던 오른손을 빼내어 사과를 집어 들었다.

 

어머니

어머니는 한쪽 손을 가볍게 주먹을 쥐어 그레고르의 문 앞에 댄 상태로 그레고르의 이름을 불렀다. ‘지배인이 찾아오셨다.’ 그레고르의 목소리인 것으로 보이는 괴음이 문밖으로 새어나왔다. 다시 한 번 그레고르를 불렀지만 그레고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자신이 들은 괴음이 신음소리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돌아섰다.

 

주변인물

지배인

지배인은 그레고르가 말하는 동안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그레고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문 쪽으로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그는 이미 현관방까지 가 있었다. 그가 거실에서 서둘러 마지막 발을 떼었고 금세 층계를 내려가고 있었다. 지배인은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상냥한 표정으로도 공포감을 감추지 못했다. 부자연스럽게 어느 쪽으로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그레고르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자 현관 출입구의 난간을 붙잡고 있던 두 손을 얼른 떼어 허겁지겁 밖으로 나왔다. 문 닫히는 소리가 귓전에 크게 울렸다.

 

 

 

하숙인

시가 연기를 코와 입으로 위로 뿜어대며 그레타의 연주를 듣고 있던 하숙인 중 한 명이 아무 말 없이 집게손가락으로 그레고르를 가리켰다. 그레고르는 거실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 오고 있었다. 그들 중 다른 한 명이 일어나 “잠자 씨”하고 소리쳤다. 그들은 화를 내는 것 같았으며 아버지에게 해명을 요구하고는 양팔을 쳐들더니 불안스럽게 수염을 잡아당기다가 서서히 자기네 방으로 물러갔다.

방으로 돌아온 하숙인들은 잠자씨네 집의 청결상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으나, 어쩌면 이것을 계기로 돈을 내지 않고 생활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더 컸다.

 

파출부

그녀는 긴 빗자루로 그레고르를 찔러보았다. 그레고르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 자리로부터 밀려났다. 그녀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휘파람을 불어 가족들에게 알렸지만 조바심에 침실문을 열어젖히고 큰소리로 어둠 속에다 대고 소리쳤다. ‘그가 죽었어요’ 그녀는 하얀색 앞치마에 손을 닦며 혹시라도 그레고르가 움직이지 않을까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녀는 가족들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 한 번 더 빗자루로 크게 옆으로 밀어보았다.

가족들과 하숙인들이 하나둘 그레고르의 죽음을 확인하고 돌아간 후 늙은 과부는 그레고르의 납작하게 말라버린 몸뚱이 앞에 앉아서 앞치마로 마른 눈물을 닦았다. 들고 있던 빗자루를 바닥에 놓고 두 손으로 그레고르의 죽은 몸을 들어올렸다. 햇살을 받아 광택이 나는 몸이었다.

 

 

결말 부분 개작

세 사람이 산책에서 돌아왔다. 먼저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잠자씨였다. 집 안은 텅 빈 느낌이었다. 무언가가 빠져나가버린 것 같았다. 그레고르 잠자씨는 제복 상의를 벗어 왼팔에 걸치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잠자씨의 소파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잠자씨는 혹시 파출부가 다른 곳에 치워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들이 쓰던 방문을 열어보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잡동사니들만 쌓여 있었다. 잠자씨가 하숙인들이 쓰던 방문을 여는 순간, 그곳에서 수백 마리의 벌레들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며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는 사과가 있는 쪽으로 달리듯이 걸었고 이미 집 안으로 발을 들여, 현관문을 닫으려고 하는 그레테와 잠자 부인에게 ‘오지 마!’하고 외쳤다. 그는 사과바구니가 있는 쪽으로 가려고 했으나 사과바구니도 보이지 않았다. 사과도 없었고 벌레들을 향해 던질 수 있는 어떤 것도 없었다. 집 안의 가구들이 모두 벌레로 변해버린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그들은 집 밖으로 나왔다. 도저히 그들의 힘으로는 수백 마리의 벌레를 감당할 수 없었다.

 


아끼면(?) 똥이 된다는 진리를 곱씹으며, 학교 때 레포트 투척합니다. 

소설론 레포트, 프란츠 카프카 '변신' 다시 쓰기 숙제입니다.

'파출부'라니 참 옛말이네요.

 

단편소설을 읽거나 분석할 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보는 것도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