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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읽기(책)/소설 읽기

[단편소설읽기] 대성당(레이먼드 카버)

by 칼랭2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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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줄거리]

아내가 전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맹인이 상처한 뒤 요양차 집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화자는 심기가 불편하다. 이것저것 물어대는 맹인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던 화자는 정말로 무엇에 대해 얘기하는 것인지 감이 오는지 묻기까지 한다. 사실은 감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던 맹인은 화자에게 종이를 가져 오라고 하고, 화자에게 그림으로 그려 보라고 한다. 맹인과 화자의 손이 펜 하나에 실린 채 그림이 그려지고, 대성당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대성당이 무엇인지 모르겠던 막연했던 순간을 지나 눈이 감긴 세계 속의 자유와 가능성을 체험한다.

 

 

[분석]

아내의 지인인 맹인이 집에 방문한다는 소식.
아내의 과거: 아내의 전남편은 군인이었는데 군사학교 시절 복지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맹인을 만났다. 결혼 후 동네를 떠나면서 만나기 어려워졌으나 전화로 다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었고, 현재의 남편이자 화자인 남자를 만나 결혼한 사연까지도 나누었다.
맹인의 아내는 아내가 복지관을 그만둔 뒤 맹인과 만나게 된 사람이었는데, 얼마 전 암으로 사망했고 슬픔에 빠졌을 맹인을 위로하기 위해 집으로 초대한 것이었다.

 

 

아내와 전부터 알던 사이였던 데다가, 자신보다 먼저 아내의 신체를 만져보기까지 했던, 심지어 맹인이기까지 한 남자가 온다는 말에 화자는 내내 시큰둥한 태도였다. 맹인은 보지도 못할 TV를 켠 것도 그런 화자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헌데 맹인은 자신의 집에 컬러TV와 흑백TV가 있다고 하면서, 컬러TV에서 나오는 소리가 훨씬 듣기 좋다고까지 말하며 화자와의 대화를 이어간다. 아내가 소파에 기대어 잠시 잠이 든 사이, 둘은 TV에 나오는 '대성당'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같이 보거나 들으면서 '대성당'을 소개하는 영국인의 말에 대해서, 혹은 대성당의 이미지(스테인글라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TV를 보면서도 영국인의 말을 다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대성당이 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화자와 영국인의 말만 듣고도 대성당에 스테인글라스가 있을 거라고 말하며 자신보다 많은 지식을 말하는 맹인을 보면서 과연 듣는 것만으로 이미지를 알 수 있는지 화자는 궁금해 한다. '감이 오느냐'는 화자의 물음에 맹인은 '감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종이를 가져 오라고 해서, 화자가 보았던 대성당의 모양을 손을 얹어 함께 그리는 과정을 통해 '대성당'이라는 이미지를 감각으로 체험한다. 그 체험의 과정을 공유한 화자는 공간과 사유의 경계를 초월한 어떤 체험을 했다고 느낀다.

사실 별로 감동이 적어서, 검색질을 해보기로 한다.
아내의 전남편보다 먼저 아내의 신체를(코를 만져 보게 했다던가) 만져 보았던 남자에 대한 질투심은, 마치 복선처럼 지나간다. 화자가 마지막에 눈을 감고 체험하는 새로운 경험(열린 이미지? 솔직히 그게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을 통해서, 맹인이 아내를 만졌을 때 무엇을 보았을지 상상케 한다. 어쩌면 아내와 맹인은 아내가 만났던 전남편과 현재의 남편인 화자 자신보다 훨씬 정신적으로 가깝고 깊게 연결되어 있는 관계일지 모른다. (검색해도 별거 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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