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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읽기] 벌레 이야기(이청준)

by 칼랭2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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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단편집 '벌레 이야기' 표지

[줄거리]

아들은 한쪽 다리가 불편했고, 어울려 지내는 친구도 없었고, 무엇에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그러다 4학년에 올랐을 때 아들이 주산에 흥미를 느껴, 학원에 보내주었는데 그 얼마 뒤 아들이 없어지고 만다.

 

얼마 뒤, 아들의 시신이 발견된다. 약국을 하는 내외는 주산학원 원장을 의심하였는데 수사 결과 그가 진범임이 밝혀져 교도소에 들어간다. 이후 아내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힘들어하다가 주위의 권유로 교회에 다니게 된 뒤, 겨우 마음을 추스린다.

아내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유괴살해범을 만나 그를 용서하고 고통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러나 그러한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유괴살해범은 자신이 하나님을 받아들여 용서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아내는 억장이 무너지는 고통을 느낀다. 자신이 용서하기도 전에 용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그가 너무도 뻔뻔스럽게 느껴진 것이었다. 아내는 배신감과 절망감을 느꼈다. 식음을 전폐하던 아내는 살인범이 사형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감상]

죄와 벌,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 채 모두에 대한 용서와 관용으로, 피해자들을 절망과 무력감에 빠뜨리는 종교적 면죄부에 대한 조롱?
모든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면, 도대체 율법이란, 법률이란 왜 필요할까. 그것을 정하여 금하는 일이 왜 필요할까. 근본적 잘못이다. '지옥'도 필요 없고, '천국'도 필요가 없다. 오직 신을 믿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죄가 용서되고 살인자와 함께 '천국'에 가야한다면 모두가 그 '천국'을 거부할 것이다. 


기독교가 말하는 '믿음'의 본질을 예리하게 꿰뚫는 소설.

소설에서는 피해자 아이의 어머니가 약사 부인으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밀양'이란 낯선 곳에 흘러 들어간 '외지인'으로 묘사되며 약국을 경영하는 쪽이 아니라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으로 등장한다.

 

[단어들]

달포: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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