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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읽기] 유예(오상원)

by 칼랭2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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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원 중단편선 "유예" 표지

 

[줄거리]

소대장은 인민군의 포로가 된 채 심문을 받는다.


한겨울의 전장, 소대원들은 민가를 뒤져 식량을 찾아 보지만 마땅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별 소득없이 다시 진군을 하던 중, 적군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표식을 발견한다. 적군에 발견되지 않기 위해 밤을 기다렸다가 이동한다. 이동 중 총격이 시작되고 선임하사가 총격으로 쓰러진다.


모두 총에 맞아 죽고 선임하사까지 의식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서 소대장은 다시 전진한다. 남쪽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민가를 발견한 소대장은 집 안을 살펴보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뒷담장에 숨는다. 인민군이 포로 한 명을 처형시키기 위해 끌고 가고 있는 것을 본 소대장은 숨어 있기를 포기하고 총을 발사한다.
소대장은 몇 번의 심문을 받은 뒤, 집행 명령에 따라 총살당한다.

 

 

[분석]

시간 상으로, 2. 심문 -> 1. 전투현장(진군) -> 3. 처형 의 구조로 되어 있다.
전쟁을 인간의 본질적 속성으로 보고, 죽음 또한 담대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엿보인다.
주인공은 고뇌하지만 용맹함을 가지고 행동한다.

'누가 죽었건 지나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에겐 모두가 평범한 일들이다.'
'싸우다 끝내는 죽는 것, 그것뿐이다.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무엇을 위한다는 것, 그것도 아니다. 인간이 태어난 본연의 그대로 싸우다 죽는 것, 그것뿐이라고 생각하였다.'

 

 

전쟁

자신들(아군)이 적군(인민군)을 무심히 죽였듯, 자신도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다면서 전쟁이란 무의미한 살육이라고 작가는 말하려는 듯 하다.
아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총을 쏴 적군 2명을 쓰러뜨리고, 그 결과 그 자신도 총살되는 과정, 반복되는 살육의 역사를 짧은 상황 속에 모두 담으려 한 것 같다.
선택된 단어들에서 차갑고 강인하고 딱딱한 면모가 보였다. 전쟁 중의 상황을 묘사하는 각각의 장면들에도 긴장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러한 긴장에 명사형으로 끝나는 문장들이 적절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형과 과거형 서술어가 혼재된 이유도 긴장도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아리송한 감정이다.

 

 

 

[단어들]

기슭
1. 산이나 처마 따위에서 비탈진 곳의 아랫부분.
2. 바다나 강 따위의 물과 닿아 있는 땅
3. <북한어> 옷의 자락이나, 소매, 가랑이 따위의 끝부분
4. <북한어> 배가 떠나거나 닿는 물가라는 뜻으로, 혁명의 출발점이나 도착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적정 敵情 전투 상황이나 대치 상태에 있는 적의 특별한 동향이나 실태

연하다 連~ 
1. 잇닿아 있다. 또는 잇대어 있다.
2. 행위나 현상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다.

다자꾸: '자꾸'의 방언
시조 時潮 : 시대적인 사조나 조류
변전: 이러저리 변하여 달라짐 (비슷한 말:변천, 변화)

이역
1. 다른 나라의 땅
2. 본고장이나 고향이 아닌 딴 곳

군문
1. 군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군영의 입구

준령 峻嶺 
1. 높고 가파른 고개
2. 고되고 어려운 고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육박하다 肉薄~ : 바싹 가까이 다가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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