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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읽기(책)/소설 읽기

[단편소설읽기/SF] 스마트 D(배명훈)

by 칼랭2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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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중력 가속도" 표지

 

[줄거리]

2029년 SF공모전, 응모작 접수 및 분류 업무를 하던 화자는 소설 응모 후에 자살할 거라고 하는 소설부문 응모자의 참담한 글을 읽게 된다. 애석하게도 그는 응모란에 소설 원고 파일을 첨부하지 못하였는데 따라서 응모자는 자살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소설을 보내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계속된 시도에도 소설이 첨부되지 않고, 화자는 보안경고 메일을 받는다.

 

소설이 첨부되지 않는 이유로 자판 D를 사용해 작성한 문서를 유통할 권리가 없어서, 작성된 소설을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D를 사용할 권리가 없었던 응모자는 D가 사용되지 않은 메일을 쓰는데, D가 없는 문서파일은 인공지능이 걸러낼 수 없기 때문에 불온문서로 분류하여 보안경고를 띄운다는 것도 알게 된다. D가 없는 문서를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소통을 했고, 결과적으로 6천7백 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판단, D에 대한 권리가 있는 스마트D사는 인공위성을 통해 D가 사용되지 않은 문서를 작성한 자를 감시하고 위성을 통한 공격이 가능하도록 권한을 위임받는다.

 


원래 문학공모의 경우 공모 주체가 되는 회사에서 무상으로 글자를 제공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SF의 경우 지원목록에서 누락되어 D에 대한 사용권한이 없었던 응모자는 결국 테러범으로 몰리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 응모자가 공격위성의 공격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에게 경고하려고 하였으나 소용없다.

 

 

인공지능은 암살자 위성 측에 소설의 원작자이며, 스마트 D사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D에 대한 유통권한을 상실했고, 이미 죽은 김은경이라는 이름을 넘겼지만,  그녀를 죽이기 위해 공격을 시도할 경우 엄청난 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여 다른 것을 우선 내려보내기로 하는데, 그게 바로 D였다.


세포분열하는 무수한 D를 쏘아보내, 김은경의 소설을 무력화하고, 김은경의 소설을 완성한 그녀의 남편, 응모자의 몸에 들러붙는다. 그리고 응모자는 미친 듯이 뿌리치며 죽기 위해 간직해 왔던 알약을 들고 뛴다.

 

[소설 읽기]

1. 첫 번째 D는 인간의 소유이다
2. 두 번째 D부터는 스마트 D사의 보호를 받는다.
3. 스마트 D사는 D 문자가 포함된 단어만 보호할 수 있다.

설계된 규칙에 맞게 전체 플롯을 짜고, 설계된 규칙에 의해 갈등을 발생시키고 또 그 갈등을 해소하게 하는 탁월한 필력. 스마트 D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공격대상이 된 지역에 스마트 D를 뿌려 암살자 위성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려 한다. 그러나 응모자는 감시 대상자가 되게 하는 D를 뿌리친다. 스마트 D는 ‘감시시스템’의 상징적 매개체로 작용한다. 스마트 D만 있으면 보호받을 수 있지만, 보호받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감시 체제 하에 존재해야 한다. 감시를 거부하면 불온한 존재,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자로 분류된다. 또한, 분류될 수 없는 존재, 인지되지 않는 존재도 불온한 존재, 위험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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