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과 나무/나무

[꽃나무] 마로니에, Horse-chestnut & 더 체스트넛 맨

by 칼랭2 2023. 5. 2.
반응형

그저께 밤에, 꽃 사진들을 정리하다 '마로니에' 사진을 발견했는데 화질이 정말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걸 다시 찍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광교산 산책을 갔다가, 오랜만에 마로니에 나무를 만났어요.

 

이게 이렇게 가까운 데 있었다니!

꽃만 찍어 놔서, 어디서 찍었는지를 잊은 거죠.

마로니에 (Marronnier) 나무

바로 이 나무입니다.

'음? 엄청 잎이 넓은 나무로구나...'라는 생각밖에 안 드실 것 같은데 다른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Horse-Chestnut

이 꽃나무입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좀 더 가깝게 찍은 걸 보여드릴게요.

Aesculus hippocastanum

'예쁘지 않나요오?!'라고 말씀드리기엔 화질이 좀 떨어지죠?

얘가, 너무 키가 커서 가깝게 찍는 게 정말 어려워요.

마로니에 나무

이렇게 커요. 옆에 건물 보이시죠? 광교저수지쉼터 화장실인데, 화장실 천장까지의 높이보다 두세 배는 큰 것 같죠?

 

 

이 꽃을 너무너무 보여드리고 싶어서, 픽사베이에서 열심히 'marronnier(가시칠엽수)'를 검색했는데, 'istock 사진'만 뜨더라고요. 한글로 번역된 이름으로는 '흰 말 밤나무'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그 istock 사진 샘플을 보고, 이 나무가 덴마크 드라마 '더 체스트넛 맨'에 나온 그 밤나무라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marronnier 대신 horse-chestnut으로 검색을 해서 아래의 사진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마로니에 꽃(출처: 픽사베이)

이게 바로 마로니에 꽃입니다.

정말 화려하게 예쁘죠?

 

마로니에 꽃(출처: 픽사베이)

진짜 pixabay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실 거예요.

 

마로니에 꽃(출처: 픽사베이)

 

'마로니에'라고 하면, 대학로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이 떠오르고, '마로니에'라는 노래 그룹이 떠오릅니다.

아마 '마로니에'라는 그룹을 아는 분이라면, 연배가 좀 있으시겠죠? 아무튼 '마로니에'는 수도권에 사는 한국인들에게 그리 생소하지 않은 '말'이지만, 마로니에가 '나무'이고 또 아주 예쁜 꽃을 피우는 나무라고 하면 처음 듣는 얘기라고 귀가 번뜩 뜨이실 분이 없지 않을 것 같아요.

 

 

 

marronnier의 marron은 '먹는 밤'을 뜻하는 '프랑스말'이라고 합니다. marronnier는 '밤나무'라는 뜻의 프랑스말이예요. 단어 발음을 잘 들어보면 "마호니" 또는 "마호니예"로 들립니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나무로 유럽에서는 가로수나 조경수로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이 나무의 열매를 가지고 장난감을 만들어 노는 일이 많다고 하는데요. 넷플릭스 드라마 '더 체스트넛 맨'에서는 이 나무의 열매로 인형을 만들고 놀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죠. (그것이 비극의 시작!)

 

더 체스트넛 맨

 

'the chestnut man' teaser

근데 저는 뭐, '도토리 같은 거려니' 생각했어요. '우리나라랑 밤나무가 모양이 다르네?'라고만 생각했죠.

 

말 밤(horse-chestnut) 열매

아주까리 같기도 하고, 피마자 같기도 한 이 못생긴 열매 안에는 동글동글한 알밤이 들어 있어요.

 

말 밤(출처: 픽사베이)

우리나라 밤은 보통 이렇게 생겼죠.

 

밤(사진 출처: pixabay)

그런데, 이 horse-chestnut은 약간 도토리를 닮았어요. 그래서 '서양 밤은 다르게 생겼구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밤에는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된다고 하고요. 다람쥐나 청솔모 같은 동물들도 이 나무의 열매만큼은 피해 간다고 합니다.

 

'생긴 건 꼭 밤 같기도 하고, 또 도토리가 같기도 한데 잘못 먹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들겠지만, horse-chestnut은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해서, 모자를 쓰고 있는 도토리와도 구분이 되기 때문에 미리 잘 알고만 있다면 피해 가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도토리(사진 출처: 픽사베이)

"이 나무에 대해 미리 알았더라면, '더 체스트넛 맨'이 더 재미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혼자 들떠 써 내려간 글입니다.

 

덕수궁 석조전 뒤쪽에 100년도 넘은 마로니에 나무가 있다고 하니, 봄놀이 다니실 때 한 번쯤 구경 가보시고요. 친구에게 썰도 좀 풀어보시고, 넷플릭스를 보신다면 드라마도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