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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꽃

[원예종] 팬지/삼색제비꽃/비올라

by 칼랭2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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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꽃은 '팬지'입니다.

봄이 오면, 도로변 화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꽃이죠.

 

얼마 전에, 아파트 담벼락 밑에 잡초처럼 피어 있는 걸 보고, 신기해서 사진으로 남겼어요. 심은 건지 우연히 거기 난 건지 모를 정도로 너무 처참(?)한 모습이어서 일부러 심은 게 아니라 저절로 난 거라고 믿고 싶을 지경이었죠.

팬지

하지만 꽃은 그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팬지는 북유럽 원산의 개량종으로, 4개의 야생종(V. lulea, V. cornute, v. altaila, v.calcarta)을 교잡시켜 만든 품종입니다. 팬지와 삼색제비꽃을 동일종으로 소개하는 데가 대부분인데, 제가 읽은 책에서 저자는 "삼색제비꽃"으로 불리는 건 옳지 않다고 단언하네요.

 

팬지

같은 팬지라고 해도, 이렇게 다 다른 모양의 색을 보여주는데 책에 나온 사진은,

 

요거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튼~ 요렇게 생긴 건 다 '팬지'로 부르거나 '삼색제비꽃'으로 부르거나, '비올라'라고 불러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팬지(Viola tricolor)

'팬지'라는 이름은 프랑스어인 Pensee(사색)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꽃 모양이 인간이 사색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꽃모양이 정말 '얼굴' 같아 보이나요?) 그런 생각 때문인지 19세기 예술인들에게 잦은(?) 영감을 제공해, 많은 예술 작품들에도 '팬지'가 등장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 "Mand met viooltjes"

 

그 화살은 서방의 작은 꽃 위에 떨어져, 하이얀 꽃잎은 사랑의 상처로 지금 붉게 물들었다.

큐피드

그 꽃을 처녀들은 사랑의 비올라 꽃이라 부른다. 그 꽃을 따오너라. 언젠가 가르쳐준 꽃이다. 그 꽃물을 잠자는 남자나 여자의 눈에 떨어뜨리면, 잠을 깨는 순간 최초로 본 사람을 미친 듯이 사랑하게 된다. 
-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중에서 : '오베론'의 대사

 

 

옛날 유럽에선 이별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효능이 있었다고 해서 팬지를 허트이즈(Heartease)라고 불렸다는데, 정말 이별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팬지는 식용이 가능한 꽃입니다.

 

 

간질, 천식, 염증, 발한, 기관지염, 백일해, 가슴 통증, 류마티스, 방광염, 이뇨 등에 효능이 있는데 전초(식물 전체)를 이용했을 때의 효능입니다. 자주색 꽃에는 rutin이 함유돼 있어 피를 맑게 한다고 합니다. 많이 먹거나(노랑) 혹은 날로 먹으면(흰색, 보라)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하니, 저는 그냥 보는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학명에 Viola가 들어갑니다. 품종에 따라 정확한 학명은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일반적인 '꽃' 관련 서적이나 백과사전에는 Viola tricolor로 되어 있어요. 

 

내한성이 강해 원래는 다년초인데, 아마도 더위에는 약해서 일년초로 취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을에 파종해 겨울에 난방되지 않은 비닐하우스에서 생육시킨 뒤, 봄에 개화시킵니다. 남부지방에서는 노지에서도 월동이 가능한 것 같아요. (요즘 이상기온때문에.. 뭐... 가능할려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더울 때, 서늘한 곳으로 옮겨 두면 시들었다가도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하는데 여러 번 겨울을 나면 생장이 약해져 꽃이 작아진다고 하니 예쁜 꽃을 보고 싶다면, 씨앗을 심어(파종) 꽃을 피우는 게 좋다고 합니다. 

 

아마 제가 본 꽃은, 한 번 그곳에서 겨울을 난 아이들인 것 같아요. 정말 너무 작아서 너무 예뻤거든요.

 

집에서 키워 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월동이 된다고 하니 왠지 심어 보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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