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에 한 가득 핀 노란꽃이 씀바귀인지 고들빼기인지 아리송합니다.
둘 다 노란꽃, 둘 다 먹을 수 있고, 둘 다 입에 씁니다.
꽃잎의 모양 또한 혀모양으로 같습니다.
둘 다 국화과에 속하는 꽃으로, 겉모양도 열매 모양도 비슷해서 더러 이름을 바꿔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명부터 다른 두 꽃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전에 씀바귀와 고들빼기 비교 글을 쓴 적이 있어 그 글을 업데이트할까 하다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 쓰는 씀바귀, 고들빼기 구별법, 지금부터 시작할게요.
▣ 씀바귀
♣ 학명 : Lxeridium dentatum (Thunb.) Tzvelev.
♣ 분류체계 : 피자식물문>목련강>국화목>국화과>씀바귀속
♣ 줄기 : 곧게 자라다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집니다. 높이는 20~50cm까지 자랍니다.
♣ 잎 : 뿌리잎(근생엽)은 긴 타원형에, 바깥쪽이 좀 더 두꺼운 모양인 도피침상입니다. 뿌리잎은 뿌리나 땅 속 줄기로부터 바로 나오는 잎을 말합니다.
'피침'이란 말은 '길고 가늘고 뾰족한 모양'이란 말입니다. 피침상, 바소꼴, 침형 모두 같은 말입니다. '도'가 붙으면 뒤에 붙은 모양을 거꾸로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거꾸로된 모양의 피침 모양이란 뜻이죠.
줄기잎은 잎자루가 없고 피침형으로 가늘고 긴 모양입니다.
줄기잎의 아래는 줄기를 감싼 모양입니다.
♣ 꽃 : 5월부터 7월 사이, 머리모양꽃차례(두상화서)로 노란꽃이 몇 개씩 모여 핍니다.
두상화서는 국화과 꽃의 특징인데, 화탁 위에 꽃이 다닥다닥 붙어 하나의 꽃으로 보이게 피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꽃의 전체 모양을 '꽃'이라 하지만 생물학에서는 우리가 흔히 '꽃잎'이라고 말하는 꽃의 낱장을 '꽃'이라 표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 머리에 머리카락이 붙은 모양과 같다고 하여 '머리모양꽃차례'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씀바귀나 고들빼기의 경우, 혀모양 꽃(설상화)이 머리카락처럼 모여 있습니다.
그런데 씀바귀의 경우는 꽃의 수가 적은 편입니다. 보통은 다섯 개가 달리는데 더 많이 달리는 것도 있습니다.
♣ 열매 : 수과(瘦果)라고 하여, 우리말로는 '여윈열매'라고 하는 결실이 맺습니다. 길이 3~5mm정도로 '민들레 홀씨'와 비슷한 것이 생겨납니다. 열매가 바짝 마르면, '관모'가 바람을 타고 씨앗을 옮겨줍니다. '관모'라고 하는 것은 '갓털'이라고도 하는데 씨앗에 달린 털 혹은 우산 같은 것입니다. 관모는 씀바귀나 고들빼기 모두에 있습니다. 씀바귀의 열매에는 열 개의 능선이 있고, 관모는 연한 황색을 띱니다.
▣ 고들빼기
♣ 학명 : Crepidiastrum sonchifolium (Bunge) Pak & Kawano.
♣ 분류체계 : 피자식물문>목련강>국화목>국화과>씀바귀속
♣ 줄기 :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털이 없고 자줏빛이 돕니다. 높이는 20~100cm까지 자라는데, 많이 자라면 원줄기는 어른 엄지보다도 굵어진다고 합니다.
♣ 잎 : 뿌리잎은 잎자루가 없고 타원형으로 가장자리는 깃 모양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줄기잎은 밑이 귓볼 모양으로 갈라져 줄기를 감쌉니다. 중간에 난 잎(줄기잎)은 계란모양으로 잎몸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불규칙한 톱니 모양입니다.
위쪽으로 갈수록 잎이 작아집니다,
♣ 꽃 : 가지 끝에서 노란색 꽃이 머리모양으로 산방꽃차례처럼 달립니다.
♣ 열매 : 수과는 원뿔 모양으로, 길이가 2~3mm에 이르고 검정색입니다. 관모(우산털)는 길이가 3mm정도이고 흰색입니다.
▣ 씀바귀와 고들빼기 비교
정리하면, 씀바귀는 꽃 수가 적고(5~11개) 잎이 가늘고 길쭉한 편인데 고들빼기는 꽃 수도 많고 잎은 잎몸이 뾰족한 물방울 모양입니다. 뿌리잎도 씀바귀는 길쭉하고 가장자리가 크게 울퉁불퉁하진 않은데, 고들빼기는 민들레가 생각나는 '깃 모양' 잎입니다.
씀바귀와 고들빼기는 알아보기가 쉽습니다.
다른 씀바귀나 다른 고들빼기를 보게 되면, 더 헷갈립니다.
고들빼기인데 씀바귀처럼 잎이 가늘고 길기도 합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볼게요.
■ 왕고들빼기
♣ 학명 : Lactuca indica L.
♣ 분류체계 : 피자식물문>목련강>국화목>국화과>상추속
♣ 줄기 : 곧게 자라는데, 높이가 2m까지 자라 '몸집이 크다' 하여 이름이 '왕고들빼기'입니다.
♣ 잎 : 뿌리잎은 새깃모양으로 잎자루가 없이 줄기에 바로 달리고,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으로 뾰족뾰족합니다. 줄기잎도 비슷한 모양새이나 크기가 아주 작습니다.
♣ 꽃 : 여름에 개화하는데 원추꽃차례에 여러 개의 두상화가 달립니다. 꽃 지름은 2cm 정도이고, 연한 황색을 띱니다.
사진들을 살펴보다가 알게 된 건데, 왕고들빼기만 '꽃싸개잎조각'이 두드러져 보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비늘 같은 꽃싸개잎이 보일 것입니다.
♣ 열매 : 가을에 익고, 백색의 깃털이 달리는 수과입니다.
■ 이고들빼기
♣ 학명 : Crepidiastrum denticulatum (Houtt.) Pak & Kawano
♣ 분류체계 : 피자식물문>목련강>국화목>국화과>갯고들빼기속
♣ 줄기 : 고들빼기의 줄기는 자줏빛이 돕니다. 이고들빼기도 마찬가지인데요, 위 사진의 경우에는 자줏빛이 보이진 않네요.
♣ 잎 : 고들빼기는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는 모양이 특징적이지만, 이고들빼기의 경우에는 몇 개만 감싸고 다른 잎들은 위 사진과 같이 줄기를 감싸지 않은 형태로 잎이 납니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뿌리잎은 주걱모양에, 좀 줄기잎이 긴 편인 것도 이고들빼기로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 꽃: "가을에 피는 고들빼기는 '이고들빼기'다"라고 설명한 책이 있었는데요, 어제 찍은 위 사진(날짜가 잘못 적혔습니다)을 보면 이제는 5월이 8월이고 해서, 계절을 얘기할 수 없게 된 것도 같습니다. 아무튼 이고들빼기는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피는 꽃이고 머리모양꽃이 가지와 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립니다. 모인꽃싸개는 좁은 통 모양입니다. 위 사진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마른 꽃을 보니, 모인꽃싸개의 모양이 다소 좁네요.
이고들빼기의 경우, 꽃이 진 뒤에는 머리모양꽃이 아래를 향합니다.
♣ 열매 :가을에 열매 맺고, 검은 빛이 나는 갈색의 수과에 흰색 우산털이 달립니다.
■ 선씀바귀
♣ 학명 : Ixeris chinensis subsp. strigosa (H. Lév. & Vaniot) Kitam.
♣ 다른 이름 : 자주씀바귀
♣ 분류체계 : 피자식물문>목련강>국화목>국화과>벌씀바귀속
♣ 줄기 : 줄기는 높이 20~40cm이다.
♣ 잎 : 뿌리잎은 도피침형이거나 피침모양의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깃꼴로 갈라집니다. 줄기잎은 한두 장 나는데 밑이 줄기를 조금 감싸는 모양새입니다.
♣ 꽃 : 봄(4~6월)에 줄기 끝에서 머리모양꽃이 모여 산방꽃차례로 달리는데 흰색이거나 연한 자줏빛을 띱니다.
♣ 열매 : 수과로 갈색이며, 능선이 10개 있고, 우산털은 흰색입니다.
■ 노랑선씀바귀
♣ 학명 : Ixeris chinensis (Thunb.) Kitag.
♣ 분류체계 : 피자식물문>목련강>국화목>국화과>벌씀바귀속
♣ 줄기 : 여러 개 줄기가 함께 나오며, 곧게 자랍니다.
♣ 잎 : 잎의 모양은 선씀바귀와 비슷합니다.
♣ 꽃 :노란색의 머리모양꽃이 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립니다.
♣ 열매 : 수과로 역시 관모가 있습니다.
선씀바귀나 노랑선씀바귀나 도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아마 우리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꽃 중에 하나일 거예요. 요즘엔 오히려 민들레는 거의 없고, 온갖 공간에 선씀바귀 천지입니다.
씀바귀들만 정리하면, '씀바귀'는 꽃잎이 5~11개 달린 노란 꽃입니다. 흰 꽃은 흰씀바귀라 부릅니다. 꽃잎이 20개가 넘는다면 '선씀바귀'로 부르는데, 노란색이라면 '노랑선씀바귀', 잎의 모양에 따라 '좀씀바귀', '벋음씀바귀', '벌씀바귀', '갯씀바귀'라 부릅니다.
▣ 비슷한 꽃들
뽀리뱅이, 방가지똥도 비슷한 꽃이에요. 노란색에 혀꽃이 달리고, 작은 꽃이 모여 피는데 꽃이 더 작은 편이고 더 오밀조밀 모여 핍니다. 이 꽃들에 대한 소개는 다른 글을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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