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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꽃

[들꽃] 박주가리(7~8월 개화,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

by 칼랭2 202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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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가리는 우리나라 각지에 자생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이렇게 기둥이나 다른 식물을 타고 올라가며 자랍니다.

줄기는 3m 정도 자라는데, 줄기를 자르면 흰 젖 같은 유액이 나옵니다.

이 유액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으므로 섭취 시 주의해야 합니다.

곤충이 먹으면 죽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고 하네요.

(그냥 안 드시는 게... )

 

 

 

 

잎은 길이 5~10cm, 폭 3~6cm로 넓은 편이며, 털이 없고 거꾸로 된 심장 모양에, 끝이 뾰족합니다. 잎의 뒷면은 흰 편입니다.

 

 

 

 

7~8월에 흰색 또는 연한 보라색의 꽃이 핍니다.

 

 

 

4~6mm 길이의 꽃자루가 있고, 꽃받침은 다섯 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녹색입니다.

 

 

 

꽃부리는 넓은 종 모양으로 다섯 갈래로 갈라집니다.

 

 

꽃의 안쪽에는 사진과 같이, 많은 털이 있습니다.

 

 

열매는 골돌과입니다.

골돌과는 열매가 다 익었을 때 단단한 외피가 한 개의 봉합선을 따라 쩍 갈라지며 안에 있던 종자가 나오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봉합선이 뚜렷이 보일 거예요.

 

 

열매는 10월에 익는다고 하는데요. 잘 먹고 햇빛 잘 쐬면 빨리 쑥쑥 커서 8월에도 보입니다.

(아마 요즘엔 일찍 더워지는 탓에, 꽃도 미리 피기 때문에 열매도 빨리 맺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열매에는 오톨도톨 돌기가 있습니다.

열매가 완전히 익으면 갈라지며 씨앗이 나오는데, 씨앗에 솜털이 붙어 있어 바람에 잘 날아갑니다.

이 솜털로 인주도 만들고, 배갯속에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박주가리의 뿌리와 열매 등을 약용합니다.

뿌리는 폐결핵, 보신, 해독, 종창, 대하 등에 효능이 있고 열매는 '나마자'라고 해서 강장, 영양실조, 발기불능, 지혈, 피로, 해수, 백일해, 출혈에 효능이 있습니다. 잎은 술을 담가먹기도 했다네요.

 

건조하고 해가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열매가 익어 벌어졌을 때, 그 모양이 바가지 같다고 해서 '박주가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썰이 있는데요.

박조가리, 새박덩굴, 구진등, 노아등, 라마 등 다양한 이명을 갖고 있습니다.

 

꽃말은 '먼 여행'입니다.


인도변 펜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꽃이었는데요.

예쁘고 독특한(=털이 북슬북슬) 꽃에 못생긴(?) 열매가 달리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환삼덩굴과 같이 엉켜서 펜스를 뒤덮고 있는 무성한 초록 풀 속에서, 자줏빛의 '털꽃(?)'은 공연히 마음을 사로잡는데요.

 

멀리서 보면 그저 무성한 풀숲에 불과하지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이렇게 신비로운 꽃도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 가끔은 느리거나 뒤쳐져도 좋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명을 퍼뜨리기 위해, 딱딱한 열매 안에 무성한 실을 잣고 있는 박주가리의 숨은 노력처럼

모두들 수고로운 하루들이겠죠?

 

혹시라도 지나가다 이 털복숭이 자줏빛 꽃을 만나게 되면요.

속으로나마 반갑게 '수고했어' '잘 지내' 인사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인사가 언젠가는, 바람이 되어

우리의 희망을 두둥실 띄워, 거기 어딘가에 닿게 해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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