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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나무

봄날의 흰 물결, 조팝나무(4월~5월 개화)

by 칼랭2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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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광교산에 벚꽃 구경을 갔습니다. 사람 많을 때 광교산에 올라가는 일이 없는데, 어제는 '이날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후에 그곳으로 향했죠. 역시나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벚꽃도 많은 주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결같이 '저 하얀 꽃 앞에서 찍어줘' '저기 흰꽃...'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그 흰꽃이 무슨 꽃인 줄은 모르는 분들이 많은 모양이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얀 꽃인 건 알겠는데 자세히 보는 일도 없으니 그 꽃이 그 꽃 같아 더 머리에 각인되지 않았을 그 꽃, 오늘 소개해 드릴 꽃인데요.

 

 

 

이 꽃은, '조팝나무(Spiraea prunifolia Siebold & Zucc var. simpliciflora (Nakai) Nakai) 꽃입니다. 최근에는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어서 친근한 꽃이 되었는데요. 겨울이 지나고 슬쩍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밥풀같은 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세류동 수원천변에 심어진 조팝나무

 


▣ 이름의 유래

이름이 '조팝'이잖아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조로 지은 밥'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좁쌀이 겉은 노란색이지만 튀기면 속의 흰살이 드러나잖아요. 일부만 노랗고 전체적으로 하얗게 되는 거죠. 아래 조팝나무 꽃을 보시면, 왠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죠?

 

 

조팝나무 꽃

 

 


▣ 나무와 꽃의 모양

조팝나무는 장미과의 낙엽 떨기나무로 높이 1~2m 정도까지 자랍니다. 줄기는 뿌리에서 많이 모여 나와 덤불을 이룹니다.

 

 

 

 

꽃은 산형화서(우산모양꽃차례)로 달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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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형화서=우산 모양 꽃차례

 

 

뿌리에서 여러 줄기가 나와 덤불을 이루듯이, 가지에서 작은 꽃자루가 여러 개 나와 4~6개의 꽃이 달립니다.

 

 

조팝나무

 

 

 

꽃은 '양성화'로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습니다. '장미과' 꽃답게 도란형의 꽃잎 다섯 장이 붙는데, 꽃잎은 끝이 둥글고 색은 흰색입니다. 

 

 

조팝나무의 꽃받침조각

 

 

꽃받침조각은 삼각형이고 5개가 붙습니다. 암술대는 수술보다 짧고, 수술은 20개 정도입니다.

 

 

 

 

원래는 4월부터 꽃이 피어 5월까지 볼 수 있는 꽃인데요. 요즘엔 날이 더워져서 3월부터도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열흘에서 보름 정도만 피어 있는 꽃이라고 하네요. )

 

 

 

 

 

잎은 어긋나고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뾰족한 '첨두예저' 형태를 가집니다. 잎의 가장자리는 톱니모양으로 뾰족뾰족하고요. 잎의 양면에는 털이 없습니다.

 

 

 

 

열매는 9월과 10월 사이에 맺습니다.

 


 

▣ 쓰임새

어린잎은 나물로, 뿌리는 약(소엽화)으로 먹기도 합니다.

 

 

 

 

꽃이 공처럼 모여 있는 '조팝나무'는 '공조팝나무'라고 하고, 라일락이나 포도송이처럼 길게 모여 나는 것은 '꼬리조팝나무'라 합니다. 꼬리조팝나무는 흰색도 있지만 분홍색도 있습니다. 공조팝나무처럼 동그랗게 모여 나는 것 중에 '갈기조팝나무'라고 있는데요. 15~20개 정도의 꽃이 모여 피는 공조팝나무보다 훨씬 많은 수의 꽃이 동그랗게 모여 핍니다.

 


그리고 일본조팝나무와 참조팝나무가 있는데요.

 

 

 

아래 사진의 꽃은 작년 여름에 청계산 가는 길에 발견한 꽃입니다. 이 꽃은 분홍색이어서, 포털의 이미지 검색으로 찾으면 '일본조팝나무'로 뜹니다.

 

 

청계산 가는 길에 찍은 아마도 '참조팝나무'

 

 

일본조팝나무의 꽃잎이 분홍색이기 때문에 그렇게 뜨는 건데요.

그런데 일본조팝나무는 '산방화서'로 아래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핀다고 하거든요.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산방화서는 맞는데 여러 개의 산방화서가 모여 있는 모양입니다. 이걸 '겹산방화서'라고 하는 모양인데요.

 

 

 

 

이렇게 피는, '분홍빛'이 도는 조팝나무 중에 '참조팝나무'라고 있어요. 일본조팝나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 원산이고, '참조팝나무'는 원래부터 우리나라에서 자라던 나무입니다.

 

일본조팝나무

 

 

참조팝나무도 분홍빛이지만 꽃잎은 원래 흰색이고 암술과 수술이 있는 '자방'의 색이 짙은 분홍색이어서 분홍색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근데 사진을 보면, 또 꽃잎은 분홍색이어서 '일본조팝나무'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일본조팝나무의 자방도 진한 분홍색이거든요.

 

아무튼 참조팝나무의 경우, 자방의 색이 옅어지면 꽃의 색이 더 흰색으로 보이게 된다고 하네요. 위에위에위에 사진, 오른쪽 아래의 꽃은 좀 희게 변한 것 같죠? 그래서 제가 찍은 이 꽃이 부디 '참조팝나무'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답니다.(?ㅋㅋㅋ)

 

예전에 공조팝나무도 찍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너무 옛날이라 화질은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혹시라도 찾게 되면, 사진 업데이트 해보겠습니다.

 


 

봄이면 익숙하고 반갑게 피어나는 '조팝나무'

이 꽃을 보고 '저기 저 하얀 꽃 앞에 서봐'라고 하지 말고, '조팝나무 앞에 서봐'라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계시다면 무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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