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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나무

풍년을 점쳤던, 이팝나무(5월 개화, Chionanthus retusus Lindl. & Paxton)

by 칼랭2 2024.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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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엔 비가 많이 와서인지, 벚꽃도 빨리 진 것 같고 다른 꽃들도 피기가 무섭게 져버린 것 같은데요. 세찬 바람과 뜨거운 볕이 오가는 요란스러운 봄날에도 쉽게 떨구어지지 않은 희망의 꽃이 보이네요.

 

 

 

 

오늘 함께 볼 꽃은 이팝나무 꽃입니다.

 

이팝나무는 높이 20m, 지름 70cm까지 자라는 낙엽 교목인데요.

 

 

 

 

어린 나무인데도 이렇게 키가 커서, 사진에 남겨 보려고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에 가까이서 찍은 게 있다는 거?

아래의 나무도 어린 나무인데 가지치기가  안 돼 있어서 다행히 가까이서 찍을 수 있었네요.

 

 

 

 

 

'이팝나무'라는 이름은 '쌀밥(이밥)'이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쌀밥과 닮았다고 해서 '이팝나무'라고 불리었다고 하죠. 우리의 선조들은 이팝나무를 신목으로 여겨, 꽃이 잘 피면 그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학명인 chionanthusdml chion은 눈(雪)이란 뜻이고, anthos는 꽃이란 뜻입니다. 즉, 눈 같이 흰 백색의 꽃이란 뜻이죠. 따뜻한 봄날, 나무 위에 눈이 내린 듯이 흰 꽃잎이 흔들리는 모양때문에 '눈꽃'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겠지요.)

 

 

 

 

 

이팝나무는 골짜기나 개울가, 해변가의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는데요. 공해, 병충해, 염해 등에는 강하지만 건조에는 약합니다. 선조들이 이 나무의 생장을 통해 그 해의 풍흉을 가늠해 본 것도, 어찌 보면 땅의 비옥도에 부쩍 반응하는 이팝나무의 특징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로 암수딴그루입니다. 꽃은 5월에서 6월에 나며 암꽃과 수꽃이 살짝 다르게 생겼습니다. 

잎은 마주나머 타원형이거나 난형으로 끝이 뾰족하거나, 무딘 모양입니다.

 

열매는 9월~10월에 맺는데요. 긴타원형 또는 난형으로 포도알 같은 것이 늘어지며 달립니다. 열매를 까면, 타원형의 핵이 나오는데요. 표면에 그물 모양의 무늬가 있습니다.

 

이중휴면성으로 종자 번식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2년 동안 땅 속에 종자를 저장했다가 파종하면 2개 중 하나가 발아할 정도로 발아율은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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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는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나무로 우리나라에도 큰 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산림청 지정 희귀등급은 약관심종(LC)이지만 보호 식물의 특산 식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수원에 새로 들어선 나무들은 대체로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존재해 왔지만 전국적으로 개체가 많지 않은 것들인 것 같아요. 이팝나무는 심고 나서 바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7~8년 정도가 경과해야 꽃이 핀다고 하니, 여기 심어진지 7년은 넘은 것이 분명하지만, 첫 번째 광교에서 찍은 사진의 이팝나무도 가로 조경을 위해 심어진 젊은이고 도서관에서 찍은 나무도 지름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심은지 오래된 나무는 아니거든요.(그 도서관도 생긴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죠.)

 

수원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도시입니다. 몇 년 뒤엔 지하철역도 더 생길테고, 더 많은 사람들이 깃들어 살게 되겠죠. 여러 가지 면에서 날로 더 새로워지더라도 이 땅을 원래부터 지키던 나무와 꽃들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줍니다. 아니, 이 땅이 원래 피워냈던 것들을 다시 되돌려 놓고, 땅이 건강했던 그 시절로의 회복을 기도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꽤 오래 우리에게 낯설었던 나무들이 이제 익숙한 기억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기억이 과거에 여기 살았던 이들의 기억과 이어져, 기억의 울타리로 성장하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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