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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나무

한국의 고유종, '개나리'(3월 개화)('영춘화'와 구별하는 법)

by 칼랭2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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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알리는 꽃, 개나리

개나리의 학명은 포시티아 코레아나(Forsythia Koreana)입니다. 앞의 Forsythia는 '개나리속'을 의미하는 '속명'이고, 뒤의 Koreana는 원산지가 '한국'임을 표시한 것입니다. Forsythia라는 속명은 스코틀랜드의 원예학자 윌리엄 포사이스(William Forsyth, 1737~1804)를 기념하며 붙인 이름입니다.

 

어린 시절,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 쯤은 어느 집에나 다 있을 것 같은데요. 따뜻해지면 계절없이 피어, 시도 때도 없이 핀다고 해서 한 때는 '미친 개나리' 소리를 들어야 했던 적도 있는데요. 따뜻해지는 계절을 누구보다 먼저 알려 주려, 노란 꽃을 손짓처럼 선뜻 내밀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나리' 하면 생각나는 동요가 있죠?

 

"개나리떼 쫑쫑쫑 봄나들이 갑니다."

 

개나리가 갖고 있는 '봄'의 이미지 때문인지, 예전에 유치원복이 노란색이 많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개나리'는 종종 '영유아'를 비유하는 소재로도 쓰이곤 했습니다.

 

오늘은 사실 너무 흔해서 누구나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개나리', 그래서 더는 알고 싶지 않을 수도 있는 '개나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길가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습니다.

 

 

 

 

▣ 개화

개나리는 봄에 피는 꽃입니다. 4월에 핀다고 쓰인 책들이 많지만, 사실 돌이켜 보면 입학식이나 개학을 지나면 어김없이 노란 꽃이 고개를 삐죽 내민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

 

 

암수한그루(양성화)로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이 피어나는데요. 잎겨드랑이에 1~3송이씩 꽃잎이 달립니다. 꽃의 모양은 '종(鐘)' 모양입니다. 이런 모양 때문에 서양에서는 골든벨(Golden-bell)이라고 부르죠. 1.5~2.5cm 정도 크기의 종 모양 꽃잎 끝이 4갈래로 깊게 갈라져, 마치 네 장의 꽃잎이 달린 것 같은 모양인데요. 하나의 꽃잎이 넷으로 갈라진 것입니다. 수술은 2개가 달립니다. 수술이 보통은 암술보다는 길지만, 암술대가 더 긴 것도 있습니다.

 

 

개나리

 

 

'개나리'라는 이름에서 '개'라는 접두사는 보통 '어떤 것과 비슷하다'는 뜻으로 붙습니다. 개나리도 '나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름입니다.

 

 

백합

 

애기나리

 

 

어느 나리와 닮았나요?

 

 

 

 

▣ 잎과 줄기

잎은 꽃이 핀 뒤에 마주나기로 나고, 홑잎입니다. 모양은 타원꼴로 길이는 3~12cm이고, 잎 표면은 윤기가 살짝 납니다. 잎의 가장자리는 보통 밋밋하지만 톱니가 생기기도 합니다.

 

 

 

 

녹색의 꽃받침은 네 개로 갈라지고, 털은 없습니다.

 

 

 

개나리는 물푸레나무과의 낙엽 관목으로 2~3m 정도까지 자라는 까닭에 울타리 대용으로 많이 심는 '나무'입니다. '낙엽'은 다들 아시다시피 '잎이 떨어지는 나무'라는 의미이고요. '관목(shrub)'은 2m 이하(사람 키보다 작음)의 작은 키 나무를 말합니다. 관목은 보통 땅속 부분부터 줄기가 갈라져 자랍니다.

 

 

 

 

개나리의 줄기는 곧게 자라다가 가지 끝에서 점점 쳐지기 시작하는데요. 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이 기울어진 몸을 '철조망'에 기댄 풍경이 곧잘 연출되곤 합니다.

 

 

 

 

 

▣ 사는 곳

개나리는 함경도를 제외한 전역에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강암계, 화강편마암계, 변성퇴적암계 등의 토질에서 잘 자라지만 토질과 관계 없이 전국 어디서나 잘 자라고, 잘 삽니다.(우리나라 특산 식물인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우리나라가 '화강암'이 많은 걸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생명력이 대단히 강한 식물로 유명한데요. 건조함과 추위 따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해에도 잘 견뎌 잘 죽지 않습니다. 또한 가지를 잘라 놓으면 마디에서 뿌리를 내려 새로운 생명을 시작합니다. 종자를 이용해 재배할 수도 있지만 나뭇가지만 꺾어 놔도 쉽게 뿌리를 내릴 정도로 워낙 삽목이 잘 되어, 주로 삽목법으로 번식을 시킵니다.

 

 

▣  열매

열매는 삭과로 9월에 익고, 갈색입니다. 길이 1.5~2cm로 뾰족한 달걀꼴이며 날개가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연요 또는 연교라고 하여 '약'으로 써왔는데요. 종창, 임질, 통경, 이뇨, 치질, 결핵, 만성 부스럼, 옴, 해독 등을 위한 약을 지을 때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는 재료라고 합니다.

 

 


 

 

▣  개나리 vs 영춘화

나리와 닮았다고 해서 '개나리'로 이름이 붙었지만, '개나리'와 닮아서 '개나리'로 잘못 불리는 꽃들도 있습니다. 하나는 만리화고, 다른 하나는 영춘화인데요. 만리화는 제가 아직 못 봤기 때문에 넘어가고, 오늘은 영춘화 얘기만 살짝 해보려고 합니다.

 

 

영춘화는 얼핏 보기에는 '개나리'처럼 보입니다. 노란색의 종 모양의 꽃이기 때문이죠.

 

 

 

 

영춘화의 원산지는 중국입니다. 迎春花의 '영춘'이 '봄을 맞이한다'는 뜻의 한자이듯 '봄맞이꽃'이라고도 불립니다.

 

 

 

가지가 네모져 있고, 새 가지의 색이 짙은 녹색을 띤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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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와 마찬가지로 '낙엽관목'이지만, 영춘화는 '개나리속'이 아니라 '쥐똥나무속'입니다.

 

 

 

 

개나리는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1개에서 3개까지 꽃을 피우지만, 영춘화는 한 송이만 달립니다. 또한 꽃잎이 네 개로 갈라지는 개나리와 다르게 여섯 갈래로 갈라집니다. 꽃잎의 끝이 개나리보다 둥근 편인 것도 차이점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잎'의 모양인데요.

개나리는 '홑잎' 즉, 한 장씩 잎이 나지만, 영춘화는 잎이 3장으로 된 깃꼴겹잎입니다.

 

 

 

나뭇잎이 아주 귀엽게 생겼죠?

 

 

잎의 모양도 개나리와는 좀 다르네요. 개나리는 끝이 뾰족한데, 영춘화는 끝이 동글동글합니다.

 

영춘화의 열매는 7월에 익지만, 한국에서는 열매가 잘 맺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살던 데가 아니라, 번식을 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사실, 만나기 쉬운 꽃은 아닐 것 같아요.

하지만 혹여라도, 누군가 이 꽃을 마당에 심은 덕에 볼 수 있다면 꽃잎이 몇 갈래로 갈라지는지, 잎사귀는 몇 장이 붙어 있는지 한 번 자세히 살펴보세요. 동글동글한 꽃잎이, 동글동글한 나뭇잎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답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영춘화'를 길에서 만난 것은 정말이지 행운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도 작지만 소중한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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