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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0] 세 번 인사하는 사람 가정에서의 사랑이 모든 사회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것을 쉼터에서 지내면서 거의 매일 깨닫는다. 우리 쉼터에서 지내는 분들은 하나같이 애정결핍이라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고, 드러나는 징후는 제각각이다. 공동체 회의 중에 불쑥불쑥 맥락과 상관없는 말을 꺼내, 주목을 끈다던가, 집단상담 시간에 자기만의 얘기를 계속해서 늘어놓는다던가 하는 일은 오히려 작은 문제다. 더러는 자해를 하기도 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니 말이다. 예순에 가까운 분이 계신데, 이 분은 3살 때 버려져 사설 고아원에서 자랐다. 고아원을 운영하던 노부부는 돈을 벌어 오라며 열 몇 살밖에 되지 않은 여자 애를 식모살이를 보냈다. 힘들어 도망쳤고, 서울로 올라와 일자리를 구하려다 어찌어찌 들어가게 된 곳이 청량리 588이었다. 그녀가 살며 만.. 2022. 6. 5.
[2013.04.16] 아름다움의 기준 결국 마음의 문제: 머리를 했다; 그 말은 미용실이란 곳에 가서 환경에 해악한 화학물질을 뒤집어 썼다가,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심지어 깔깔 웃어가며 그 더러운 물질들을 하수에 흘려 보냈다는 얘기다. 이유는 특별히 없었던 것이지만, 가장 중대한 이유는 머리카락 따위에 시간을 빼앗기기 싫었던 것이고, 그 다음 이유는... 미스틱89 레이블콘에 갈 때 조금 더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따라서 따지고 보면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은 있었던 것이지만 유다가 예수를 부정하듯 딱 세 번, 이러한 내 본성과 본능을 부정했다. 어리석기 짝이 없다, 아름다움이 무슨 죄악도 아니고, 그것을 부정하면 무슨 대단한 작가나 사상가라도, 아니 무슨 뽀대나는 개성인(?)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일단은 그런 일 없.. 2022. 6. 5.
[시나리오작법] 오아시스 역트리트먼트 시나리오의 집필은 일반적으로 기획 → 시놉시스 → 트리트먼트 → 시니스타 → 시나리오 순서로 진행됩니다. 분석 및 창작 연습을 위해, 영화를 보고 트리트먼트가 어떤 식으로 작성되었을지 예상하여 쓴 것이 역트리트먼트입니다. 극작과 수업 때 과제로 냈던 글입니다. 트리트먼트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참고용으로 올립니다. 오아시스 네 페이지 逆 트리트먼트 오프닝 시퀀스 화면 가득 싸구려 벽걸이 카펫에 새겨진 인도풍의 그림이 비친다. 그림 위에는 나무 그림자가 스산하게 흔들린다. 그림자의 움직임은 불안해 보인다. 그래서 음산한 느낌을 자아낸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나무 그림자가 서서히 옅어지면서 그림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림의 하단에는 'OASIS'라고 씌어 있다. 두어 그루의 야자수 나무.. 2022. 6. 5.
[2013.04.22] 다카포 다카포란 말이 있다. 데브의 앨범에 수록된 노래의 제목이기도 한데, 다카포란 것은, 악곡을 처음부터 다시 연주하라는 뜻의 음악기호다. 그리고, 내 올해 삶의 계획이기도 하다. 원래는,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서, 뭔가, 내가 허트루 보낸 시간들만큼이나 오로지 기억만으로 '읽은 것'이 되어버린 책들을 허트루 소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년 연말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었다. 내가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때가, 그러니까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이었다. 그때,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그 해 초, 예대에 합격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휴학계를 냈고, 1년 동안 100권의 책을 읽기로 다짐하고,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다. 100권까지는 못 읽었지만, 80권 정도는 읽었던 것으로 .. 2022. 6. 5.
[2014.04.02] 그래서 사람들은 차를 산다 6시46분 열차는 흔한 표현으로 콩나물 시루 같다. 자리를 잡고 서는 것조차 전쟁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열차에 실린다. 십 분 뒤에 도착하는 열차는 대낮에 타는 3 호선 열차만큼이나 한산하다. 외려 사람이 많아 더 앉고 싶어질 법한 열차 안에서는 으례 앉을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데 사람 없는 열차에서는 좀처럼 욕망을 억누를 수가 없다. 희망에 속박된다. 가능성이 많다눈 생각에 주위를 더 둘러보게 되며 사람들의 거동을 살피게 된다. 그리고 꼭 피곤한 것은 아닌데도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반드시 앉아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애초에 자리를 잘못 잡아서 동네 사람이라도 앞에 앉혀두게 되고 새로 탄 사람들이 새로 생기는 자리에 덥썩덥썩 앉게 되면 불만과 고통은 평범한 실망의 정도를 넘어서고. 도.. 2022. 6. 5.
[2010.04.02] 사치 '사치' 사치 [奢侈] [명사]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쓰거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함 네이버 사전에 있는 뜻풀이다. 그리고 일본말로 '사치'는 幸:행복이다. 이렇게 여러나라(두 나라 뿌니닷!) 말로 '사치'의 뜻을 풀어 놓고 보니 좀 아이러한 느낌. (사치하면 사치해진다는 것인가??) (영어로는 Luxury: 호화로움) 요즘 이 '사치'에 대해 몇 가지 생각했었는데, 사치란 그런 것 같다. 생선 비늘도 벗길 줄 모르는 사람이, 고가의 사시미칼을 갖고 있다거나 할 줄 아는 요리는 '인스턴트 라면 끓이기'밖에 없으면서 독일제 주방용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등 (라면은 양은냄비에 끓여야 제맛이다! 라면의 가치도! 독일제 주방용품의 가치도 모르는 것! 모르면서도 굳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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